‘그냥 쉬는’ 청년만 40만 명 넘는데.. “중·고령 일자리는 어느 세월에?”

제주방송 김지훈 2024. 1. 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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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이후 실업 상태 중장년층
최근 9년 간 11%p 증가세
‘3명 중 1명’→“비자발적 퇴직”
일자리 유지 비율 5.4%p 하락
청년 일자리 “상호보완책 필요”


생계를 위한 경제활동이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중고령자의 비중이 지속 증가세로 나타났습니다. 중장년 인구 중 은퇴 이후에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미취업 상태로 남아있는 비율이 최근 9년간 10%포인트(p)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베이비붐 세대(통상 1955~1963년에 태어난 인구)를 포함한 주된 일자리 은퇴 고령층을 위해 취업형 노인일자리 확충 등이 시급하다는 주문이지만 실제 노후 준비가 부족한 노인의 근로욕구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자칫 청년층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 역시도 현장 곳곳에서 불거지는게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이들 중고령층을 위한 사회적 지원이 충분한 것도 아니라, 실질적인 취업 지원책을 기원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17일 ‘중·고령자의 주된 일자리 은퇴 후 경제활동 변화와 특성’을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국내 55∼64세 중·고령자 인구 중 자신의 생애 주된 일자리(임금·비임금근로 모두 포함)에서 퇴직하고 ‘현재 미취업 상태’인 비율은 2014년 27.9%에서 2022년 38.8%로 증가했습니다.

반면 ‘생애 주된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같은 기간 34.6%에서 29.2%로 5.4%포인트(p) 줄었습니다.. 이직해서 현재 재취업 상태인 비율도 29.8%에서 29.3%로 소폭 감소세로 나타났습니다.


권고사직·명예퇴직·정리해고에 따른 퇴직 평균 연령은 52살로 중·고령층 임금근로자의 약 30%, 즉 3명 중 1명은 회사의 퇴직 요구로 인해 비자발적으로 자신의 주된 일자리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떠나고 나서도 취업할 만한 적절한 일자리를 찾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기준 70대 이상 인구가 처음으로 20대를 추월하는 등 노인 1,000만 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으로, 이들 55∼64살 중·고령자들이 주 일자리 퇴직 후 재취업한 사례는 임금근로자로 재취업한 경우가 자영업, 고용주 등 비임금근로자가 된 경우보다 많긴 했습니다.

하지만 임금을 받던 근로자가 퇴직 후 자영업자로 전환한 경우는 2014년 9.9%에서 2022년 7.4%로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또한 재취업 일자리 중 단순노무직인 경우가 33.1%로 가장 많았지만, 비중은 9년간 10.0%p 감소한데다 사무직은 6.3%에서 8.1%로, 서비스직이 12.0%에서 17.0%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관련해 연구진은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한 주된 일자리 은퇴 고령층을 위해 취업형 노인일자리를 확충해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소득 보충이 가능한 취업형 일자리 수요 증가에 대비해 이에 집중한 확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처럼 미취업 중장년층에 대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할 취업형 일자리 수요를 주문하는 요구에 대해, 실질적인 정책 지원이 뒷받침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저 중고령자들이 조기 퇴직으로 일자리에서 물러나도, 청년층 고용이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고, 또한 연령 세대간 일자리 경합 논의가 너무 지나치게 두드러진 측면이 있는만큼, 상호 보완적인 측면에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대부분 복지 정책이란게 청년층이나 취약계층 중심의 복지정책에서 중고령층을 위한 사회적 지원은 그리 많지 않은게 현실”이라면서 “중고령층의 일자리 창출과 청년 일자리 정책을 상호 대체관계적 시각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즉 조기퇴직도 늦추면서 청년실업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에서 연령세대간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 수립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습니다.

한편 통계청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쉬었음 청년’은 41만 명에 달했습니다. 15~29살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청년 중 평균 잡아 41만명의 청년이 그냥 쉬고 있다는 얘기로, 전년 39만 명에서 5.1% 늘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3년 간 감소세를 보이다 반등세를 보였는데, 이들은 어떤 정규교육 과정에도 속하지 않고 직업훈련에도 참여하지 않는 상태의 미취업자 청년을 뜻하는 니트(NEET)족과도 개념이 달라 육아·가사를 한 경우는 제외되고 구직의사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어 ‘구직 단념자’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쉬었음 청년’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자리 미스매치’로 꼽히는데, ‘쉰 이유’는 주로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32.5%)’가 가장 많았고 이어 ‘다음 일 준비를 위해’(23.9%)로 나타났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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