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테이 "'레베카' 계급장 장착, 주변 눈빛이 달라지네요"

장민수 기자 2024. 1. 1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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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 뮤지컬 '레베카' 막심 역 뉴캐스트 활약
"오디션서 만장일치...기대치 올리는 게 목표"
"나이스하면서 미스터리한 막심, 꽤 어렵네요"
"'레베카' 통해 또다른 시작...가수 활동도 계획"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레베카'의 힘을 다시 느꼈어요. 지인들이 제 공연 보고 싶다고 연락온 게 이번이 처음이에요. 보고 나서도 서운할 정도로 절 향한 눈빛이 달라지더라고요. 이제야 좀 인정받는 느낌이 있어요. 큰 작품을 더 도전해야 하나 싶네요.(웃음)"

가수 겸 뮤지컬배우 테이가 뮤지컬 '레베카' 막심 드 윈터 역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7번째 시즌과 앙코르 공연까지 반년 가까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레베카'는 2013년 국내 초연 이후 앙코르까지 8번의 시즌을 거치며 사랑받은 대표 인기작이다. 테이 역시 8회차 이상 관람했을 정도로 애정하는 작품이라고. 그러나 워낙에 대형 흥행 작품이다 보니, 주요 배역에 새로운 배우가 참여할 기회는 많지 않다. 테이 역시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배역을 거머쥐었다.

"오디션을 엄청 치열하고 냉정하게 봐요. 쟁쟁한 배우들도 많았죠. '신이여' 넘버를 끝냈는데 조용해지더라고요. 박수도 없었어요. 그래서 잘 못 봤나 싶었는데 합격 후 만나는 첫인사 자리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라고 소개해 주시더라고요."

2004년 가수로 데뷔해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같은 베개'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테이다. 2012년부터는 뮤지컬배우에 도전, '셜록 홈즈: 앤더슨가의 비밀', '명성황후', '여명의 눈동자',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등 다수 작품에 참여했다.

그러나 대극장 히트 뮤지컬에 주연으로 나선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연습실에서 그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기대감이 없어 보였다고. 덕분에 이제는 "기대치를 올리는 게 목표"가 됐다고 한다.

"10년간 10개 넘는 작품을 했음에도 '처음 제대로 된 작품 하는구나'라고 보는 시선이 많았어요. 처음 연습했을 때도 신선한 충격이었죠. 다들 놀라시더라고요. 내가 그 정도로 기대치가 없었나 싶기도 했고요.(웃음)"

스태프들의 반응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노래 실력 출중한 건 이전부터 유명했지만,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연기력에 의문을 갖게 한다. 그러나 '레베카' 속 테이의 연기는 깜짝 놀랄 정도다. 불안과 분노, 사랑 등 다양한 감정을 표정과 목소리에 확실히 표현해낸다.

달라진 비결은 뭘까. 테이는 "막심 꽤 어렵다"라면서도 10년 넘게 쌓아온 뮤지컬 커리어와 막심에 대한 분석, 선배 배우들의 조언까지 덧입혀진 결과라고 전했다.

"시크하면서 부드러운 애매모호한 부분. 그 중간을 잘 찾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댄버스가 나오기 전까지 막심의 나이스하면서 미스터리함은 뭘까 궁금증을 보여줘야 했죠. 그 부분에 욕심이 많이 났어요. 나중에 화를 낼 때도 뭔가 있다는 걸 공감할 수 있게 하고 싶었고요."

"뮤지컬 시작할 때 연기에 대한 배움, 갈망이 컸어요. 그래서 큰 작품에서 뽐내는 역할보다 대학로 소극장에 뛰어들었죠. '빡세다'고 소문난 것들 찾아가기도 했고요. 그런 것들이 쌓여서 이번에 확실히 좀 보여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많이 보고 머릿속으로 연구했던 것도 도움이 많이 됐죠."

뮤지컬뿐 아니라 방송, 라디오, 요식업까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긴 잠은 4시간, 짧으면 2시간, 많이 자야 6시간이다"라며 "아플 때 회복이 쉽지 않아서 그게 좀 걱정이긴 하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욕심을 버리기가 쉽지 않다. 인기가 아닌 배우로서의 갈증 때문. 스스로를 "기대 이상의 배우"라며 자신감을 보인 테이. '레베카'를 통해 한발 도약한 만큼, 향후 더 많은 작품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한다. 

"'레베카'는 제게 또다른 시작이죠. 이제 '레베카' 막심이라는 계급장 달고 새롭게 뛰어드는 것 같아요. 멋진 작품들에 더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고요" "전 기대 이상의 배우예요. 치밀하게 연습하고 괴롭게 고민해서 구현하는 편인데 티를 잘 안 내죠. 기대가 커져도 늘 그 이상 하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거의 6년간 쉬지 않고 뮤지컬을 했어요. 이제는 뮤지컬 외에 본업이나 테이의 본질을 다시 채우는 것도 좋겠다 싶어요. 이번에 '레베카' 앙코르가 올라오다 보니 가수로서 20주년 크리스마스 콘서트 같은 것도 양보하게 됐거든요. 올해는 팬들과의 약속, 콘서트나 음원 쪽으로도 계획 중이에요."

사진=뮤지컬배우 테이(FUN한 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레베카' 공연 장면(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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