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우상' 호날두도 제쳤다! 아시아 발롱도르 '7년 연속' 수상 '대위업'... '철벽' 김민재와 각축 끝에 1위
토트넘은 17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중국 스포츠 전문 티탄저우바오(타이탄 스포츠)의 발표를 인용해 "손흥민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호날두(알 나스르)를 제치고 '2023 아시안 골든 글로브 어워즈'를 수상했다"고 축하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2017년부터 7년 연속이자 통산 9번째 이 상을 받으며 역대 최다 수상자 위용을 이어갔다. 2014, 2015년에도 수상한 손흥민은 2016년에는 오카자키 신지에게 밀려 3위를 차지했다.
'아시안 골든 글로브 어워즈'는 타이탄 스포츠가 프랑스 매체 '프랑스풋볼'이 시상하는 발롱도르에서 착안해 2013년 제정한 상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나 클럽에서 뛰는 선수에게 상을 주며 '아시아 발롱도르'로도 불린다.
토트넘은 "이 팀과 한국 국가대표인 손흥민은 잊을 수 없는 2023년을 보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끌었고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00골 클럽'에 가입했다. 뿐만 아니라 토트넘 통산 150호골을 돌파했다"고 손흥민의 업적을 칭찬했다.
이어 "손흥민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오자마자 주장으로 임명됐고 이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질주했다. 9월에 번리 원정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아스널전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구단 통산 150호골을 넣었다. 그는 올 시즌 20경기에 출전해 12골과 5도움을 기록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아시아 최고의 선수로 명성을 이어갔다. 아시아 선수 시장 가치 1위 쿠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와 지난 시즌 EPL에서 드리블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미토마 카오루(브라이튼)도 손흥민의 위용엔 감히 대적하지 못한다.
지난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해 어느덧 9시즌을 뛰는 손흥민이다. 총 393경기에 출전해 157골을 터트렸다. 토트넘 역대 득점 1위 케인(273골)과 2위 지미 그리브스(266골), 3위 바비 스미스(208골), 4위 마틴 치버(174골), 5위 클리프 존스(159골)에 이어 역대 득점 6위에 올라있다.
지난달 뉴캐슬과 16라운드에서 1골 2도움을 올린 손흥민은 대기록을 탄생시켰다. 손흥민은 EPL 역대 7번째로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이 부문 최다 기록은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을 넣은 웨인 루니다. 프랭크 램파드(10시즌), 해리 케인과 세르히오 아구에로(9시즌)가 그 뒤를 잇는다. 이어 손흥민과 티에리 앙리, 사디오 마네가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이는 EPL 최다골 기록을 보유 중인 앨런 시어러(260골)를 비롯해 저메인 데포(162골), 마이클 오언(150골), 로빈 판 페르시(144골) 등 통산 득점 부문 15위 안에 든 대부분의 선수들도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2025년까지 토트넘과 계약을 맺은 손흥민이 이 부문 기록을 계속 경신할지 기대가 높다.
또 손흥민은 EPL 통산 115골로 23위에 올랐다. 이제 손흥민은 5골을 더 넣으면 라힘 스털링, 스티븐 제라드(이상 120골)의 공동 21위에 오를 수 있다. 손흥민은 골만 잘 넣는 게 아니다. EPL 통산 도움 56개로 에릭 칸토나 등과 함께 공동 29위에 올랐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지난 2일 공식 채널을 통해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이달(12월)의 팀'을 공개했다. 손흥민은 4-4-2 포메이션에서 왼쪽 윙어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12월 경기에서 평균 평점이 높았던 선수가 이달의 팀에 뽑힌다. 최전방 공격수 두 자리는 도미닉 솔란케(본머스)와 라울 히메네스(풀럼)가 차지했다. 왼쪽 윙어는 손흥민, 오른쪽 윙어는 모하메드 쿠두스(웨스트햄)이다. 중원은 라이언 크리스티(본머스)과 파스칼 그로스(브라이튼)였다. 포백은 알피 도우티(루턴 타운),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 마르코스 시네시(본머스),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리버풀)이 포진했다. 골키퍼는 제임스 트래포드(번리)다.
본머스 선수가 3명으로 가장 많았고 리버풀이 2명이다. 토트넘, 웨스트햄, 브라이튼, 풀럼, 번리, 루턴 타운에서 1명씩 배출했다. 손흥민이 토트넘 소속으로 유일하게 선정됐다. 매체는 "손흥민이 파이널 서드에서 보여준 활약 덕에 토트넘은 12월에 EPL 팀 중 가장 많은 골(17골)을 넣었다. 이 기간에 손흥민도 4골4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데 기여했다"고 평했다.
손흥민과 함께 EPL 득점 부문 공동 3위를 달리는 솔란케에 대해선 "12월에 가장 많은 골(6골)을 터트리며 본머스를 위기에서 구해냈다"며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선수보다 많은 슈팅(29회)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EPL은 12월에 총 7경기를 치렀다. '박싱 데이'가 있어 평소보다 많은 경기를 치렀다. 손흥민도 이 7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4골4도움을 올렸다. 14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 1골1도움, 16라운드 뉴캐슬전 1골2도움, 18라운드 에버튼전 1골, 19라운드 브라이튼전 1도움, 20라운드 본머스전 1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의 압도적인 공격포인트다. 12월 동안 손흥민보다 공격포인트가 많은 선수는 없었다.
이로써 손흥민은 한국 선수 역대 2번째로 EPL 팀의 주장이 됐다. 이에 앞서 박지성이 2012~2013시즌 퀸즈파크레인저스(QPR) 주장을 맡을 바 있다. 박지성 이후 이후 11년 만에 손흥민이 한국 선수로써 EPL 팀의 주장을 맡게 됐다.
'완장'의 힘을 받아서일까? 손흥민은 EPL 개막전부터 지금까지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손흥민의 활약에 힘 입어 토트넘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토트넘은 12승4무5패(승점 40)로 리그 5위에 자리했다.
기존 윙어와 최전방을 오가며 포지션을 바뀐 손흥민을 향한 칭찬 세례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CBS스포츠는 이날 "토트넘이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을 보유하게 됐다"며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매력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시즌 초 해리 케인이 공백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었다. 최전방 공격수의 득점이 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히샬리송이 개막 후 2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분전했지만 좌절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흥민은 과거 케인이 팀을 이탈했을 때마다 왜 그가 케인의 자리에서 9번롤을 수행했는지 완벽하게 증명했다"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고 호평했다.
포스테코글루감독도 손흥민을 시즌 내내 극찬하고 있다. 최근 영국 BBC에 따르면 그는 "쏘니(손흥민)는 정말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그는 매일 훈련에서 솔선수범하는 훌륭한 리더다. 우리의 압박 라인을 훌륭하게 이끌고 골을 터트린다. 그는 기회를 잘 살리는 뛰어난 자질을 갖췄다. 쏘니와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쓴 것에 대해 "쏘니는 어느 곳에서든 뛸 수 있다. 이것 때문에 최전방 공격수를 영입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손흥민은 그 자리에서 충분히 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토트넘의 두 번째 골도 손흥민에 의해 만들어졌다. 전반 37분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손흥민은 트리피어와 일대일로 맞섰다. 이번에도 트리피어를 드리블로 농락하며 박스 안까지 파고들어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히샬리송이 왼발로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를 올린 손흥민의 기어이 득점포도 터트렸다. 포로가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손흥민을 향해 전진 패스를 찔렀다. 손흥민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개인기로 제치려는 찰나에 두브라브카 골키퍼의 태클이 손흥민을 넘어뜨렸다. 주심은 바로 PK를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골문 왼편을 향해 정확한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가 방향을 잡았지만 볼이 워낙 빨라 손 쓸 수가 없었다. 손흥민은 포로와 함께 '찰칵 세리머니'를 하며 환하게 웃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토트넘을 떠나기 직전 "승리해야 경기를 더 즐길 수 있는 법이다. 이렇게 (육체와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더 이상 실수를 하고 싶지 않다"며 "경기는 황상적이었다. 계속 이런 경기를 하고 싶고 우리는 겸손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더 무자비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강팀을 이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EPL에서 뛰고 있다. 서로에게 더 요구하고 원해야 한다. 좋은 팀은 계속해서 전진하고 우리도 이렇게 해야 한다. 강해져야 한다"고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의 아시안컵 출전과 관련해 농담을 던진 바 있다. 그는 지난 브라이튼전 대비 기자회견에서 '아시안컵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어떻게 예상하느냐'란 질문을 받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내가 (아시안컵에서) 우승한 건 알고 있지 않나. 손흥민이 또 준우승하길 바란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과거 호주 대표팀을 이끌고 2015 아시안컵에서 우승했다. 당시 결승전에서 한국을 만나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천금 같은 동점골을 넣었지만 연장전에 실점하며 우승을 내줬다. 경기 후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누워 눈물을 쏟는 장면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며 "손흥민 또 호주에 져 2위를 하길 바란다. 그러면 매우 행복할 것"이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은 지난 12일 개막해 오는 2월 10일까지다. 손흥민도 토트넘도 한 달 넘게 이별해야 한다. 한국이 아시안컵에 우승한다는 가정하에 손흥민은 최대 6경기에 결장할 예정이다. 지난 6일 FA컵 3라운드 번리, 1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에 결장했고, 27일 FA컵 4라운드 맨체스터 시티, 1월 31일 브렌트포드, 2월 4일 에버튼, 2월 11일 브라이튼과 경기까지 결장할 수 있다.
손흥민이 아시안컵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면 EPL 복귀전은 2월 17일 황희찬의 울버햄튼과 경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풋볼런던은 "한국이 10일 열리는 아시안컵 결승에 진출해 우승한다면 일주일 뒤인 17일 울버햄튼전에 손흥민이 충분히 출전할 수 있다. 하지만 고국에서 우승 축하 파티와 휴식이 주어진다면 울버햄튼전 출전도 확신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매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부재를 히샬리송과 데얀 클루셉스키가 채워주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손흥민의 공격력과 존재감에 놀랐던 기억을 언급한 바 있다. 지난달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그는 "손흥민은 2015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나를 상대로 골을 넣었다. 그것 하나로 충분했다"며 "나는 손흥민이 뛰어난 골잡이라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항상 골문을 위협하는 선수였다"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손흥민은 감독으로서 최고의 호흡을 자랑한다. 토트넘은 시즌을 앞두고 '주포' 케인을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 보냈다. 리그 정상급 공격수였던 케인의 대체자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같은 포지션의 히샬리송이 리그 1~3라운드에서 최전방 자리에서 뛰었지만 부진했다.
토트넘의 진행형 역사가 된 손흥민에게 토트넘이 메가톤급 재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팀 토크'는 "토트넘 최고 선수인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커리어를 마치고 싶어한다. 이에 토트넘도 '엄청난' 연봉 인상이 포함된 거액의 재계약을 맺을 준비가 됐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적 시장 전문가 파블시리오 로마노에 따르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 라커룸에서 만장일치에 가까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면서 "주장 손흥민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향하는 구단 방향성에 흥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축구 인생 남은 커리어를 토트넘에서 보내고 싶은 손흥민의 바람을 새로운 재계약이 실현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지난 2021년 토트넘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5년 여름까지다. 올 시즌이 끝나면 토트넘에서 뛸 수 있는 시간이 한 시즌밖에 안 남은 셈이다. 매체에 따르면 토트넘은 1년 추가 옵션을 발동할 수 있다. 매체는 "토트넘의 첫 번째 움직임은 추가 옵션을 발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장기 계약을 향한 작업이 시작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현재 토트넘에서 최고 수준인 손흥민의 주급도 더 인상될 예정이다. 매체는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에서 주급 19만 파운드(약 3억 1000만원)를 받는다. 하지만 재계약에 따른 주급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라고 전했다.
한창 좋은 손흥민을 아시안컵에 보내는 게 토트넘 입장에선 아쉬웠지만, 한국 축구가 반세기 넘게 이루지 못한 아시안컵 우승 한을 풀기 위해서 대표팀에게 손흥민의 존재가 필수다. 손흥민도 과거 인터뷰에서 "오랜 시간 가져오지 못한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다시 가져오는 것이 제게도 중요하다.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서다"라며 "8강, 준결승, 결승까지 가서 떨어져 봤다. 이런 아픔들이 좋은 경험이 돼 아시안컵 우승을 이루고 싶다. 제 가장 큰 꿈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주장 손흥민이 이끄는 한국은 E조 조별예선 1차전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풀타임 출전해 손흥민은 공격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위협적인 슈팅을 여러 차례 때리며 바레인의 골문을 위협했다. 빠른 공간 침투와 드리블 돌파도 돋보였다. 특히 전반 38분 황인범의 선제골 과정에서 이재성의 패스를 감각적으로 흘리며 황인범에게 슈팅 기회를 열어줬다. 손흥민은 오는 20일 요르단과 예선 2차전에서 대회 첫 골에 도전한다.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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