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업황에…삼성전자 DS부문 임원 연봉도 ‘동결’

삼성전자 DS부문 긴급 임원회의 개최
4분기 연속 적자에…연봉 동결키로

삼성전자가 작년 연간 잠정 실적을 발표한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이날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6조5천400억원으로 전년보다 84.9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매출은 258조1천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8% 감소했다.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의 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2024.1.9 [이승환기자]

반도체 업황이 얼어붙으면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임원들도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삼섬전자 DS부문 성과급이 반토막 난 데 이어 임원들도 고통 분담에 나선 것이다.

17일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진·임원들은 긴급 임원회의를 열어 임원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영 실적 악화에 대한 특단의 대책 마련과 솔선수범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연봉 동결을 결정한 것”이라며 “경쟁력 확보와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결의도 다졌다”고 밝혔다.

이날 임원회의에선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을 비롯해 사업부장들이 참석해 연봉 동결안을 발의했다. 임원들도 경영 정상화라는 취지에 공감하며 동결안을 받아들였다. 적자 폭을 점차 줄여나가기는 했지만 지난해 4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 DS부문은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내면서 위기에 내몰렸다. 이에 임원들은 솔선수범하겠다는 각오로 연봉 동결이라는 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요 부족이라는 업황을 탓하기보다는 정신 재무장을 통해 올해에 반드시 위기 극복을 해내자는 결의”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위기를 극복하자는 결의도 나왔다. 이를 위해 사내에서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고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임원은 “연봉 동결은 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메시지이며 극복을 위한 긴장감 유지에 필요한 조치”라며 “올해에는 반드시 흑자 전환과 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전자 임원들은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고통을 분담해왔다.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가 덮쳤던 2009년에도 동결에 나섰다. 2015년에는 실적이 악화되자 임직원들이 함께 임금을 동결하며 비상 경영에 나섰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올해에는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전망이 우세한데도 삼성전자는 미래 생존에 대한 위기 의식으로 연봉 동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절박한 위기 의식으로 무장해 새롭게 혁신하는 것이 삼성전자 특유의 성장 방식”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