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미디어 광고시장 '불황' 전망...모바일 광고는 '예외'

윤수현 기자 2024. 1. 1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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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광고, 2022년 대비 19%p 감소…지상파는 21.8%p 감소
신문 광고 소폭 증가 전망이지만 총선 등 대형 이벤트 때문
"광고 혁신 없으면 반등 어려워"…모바일이 광고시장 견인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올해도 미디어 광고시장 불황이 예상된다. 특히 방송광고 시장은 2022년 대비 19%p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지상파 광고비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1조1000억 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레거시 미디어가 광고 혁신을 이뤄내지 않는다면 광고 불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17일 <2023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 전문을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 조사시점은 2022년도이며, 2023년·2024년 수치는 추정치다. 지난해 미디어 광고비는 2022년(16조5202억7600만 원) 대비 3.1%p 하락한 16조74억4900만 원이다. 금액으로는 5000억 원 넘는 광고가 사라지게 됐다. 올해 광고비는 2.7% 상승한 16조4367억1200만 원으로 예상되지만, 2022년도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 중 총광고비 통계. 사진=2023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

심각한 방송광고 불황 “성공 도취되면 외면·실망 커질 것”

부문별로 보면 방송계에는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방송사 광고비는 2022년 4조211억9000만 원이었으나 지난해 17.7% 하락한 3조3076억2700만 원으로 조사됐다. 올해 예상광고비는 3조2493억8700만 원으로 코로나19 초기(2020년, 3조4841억3700만 원) 수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 부진이 눈에 띈다. 지상파 광고비는 2022년 1조3762억1600만 원이었으나, 지난해 1조756억4200만 원을 기록했다. 올해 광고비는 1조676억4100만 원으로 추산된다. 2017년 이후 지상파 광고비가 1조1000억 원대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프로그램 광고비가 3742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1699억 원 하락했다. 올해 프로그램 광고비는 지난해와 비슷한 3752억 원으로 예상된다.

▲방송광고 통계. 사진=2023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

라디오 광고는 지난해 2194억8500만 원(13.6%p 하락), 올해 2192억800만 원으로 추정된다. CJ ENM·종합편성채널 등 PP 광고비는 지난해 1조8347억2500만 원(14.8%p 하락), 올해 1조7854억2300만 원이다. 방송사 전반에 걸쳐 광고 불황이 닥치는 모양새다.

IPTV·SO·위성방송의 불황은 더 심각하다. SO 광고비는 2022년 1095억9600만 원이었으나 지난해 23.4% 감소해 839억1900만 원으로 줄었다. 올해 광고비는 753억9400만 원으로 예상된다. SO 광고비가 1000억 원을 밑돈 건 2017년 이후 처음이다. IPTV 광고비 역시 지난해 686억4900만 원으로 28.6% 감소했다. 올해 예상 광고비는 773억500만 원으로 예상되지만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위성방송 광고비는 2022년 306억5600만 원, 지난해 231억1800만 원, 올해 223억6200만 원으로 나왔다.

박준우 HS애드 국장은 보고서에서 TV시청 습관이 변하면서 방송광고의 리스크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국장은 “OTT를 TV를 통해 시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이제 'TV를 본다'는 것이 더 이상 지상파나 케이블 시청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게 되었다”며 “방송광고는 디지털광고의 장점을 접목한 새로운 광고 판매방식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그를 통해 판매할 수 있는 프로그램 판매 재원도 과감하게 확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박 국장은 “그간 큰 성공에 도취되어 그때의 성공 방정식이 계속 유효할 것이라는 믿음이 24년에도 계속된다면 시청자들의 외면, 시장의 실망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광고 통계. 사진=2023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

불황 못 피한 신문광고… “광고기법 개발 절실”

신문 광고 역시 지난해 불황을 피할 수 없었다. 신문 광고비는 2022년 1조8013억7400만 원이었으나 지난해 2000억 원 이상 하락한 1조5980억2200만 원을 기록했다. 올해 예상 광고비는 1조6442억3400만 원으로 지난해 대비 소폭 오를 전망이다.

올해 신문 광고비 상승 예상은 총선이라는 대형 이벤트 때문이다. 김위근 퍼블리시 최고책임연구자는 보고서에서 “2023년 축소됐던 인쇄매체 광고시장이 2024년 약간의 반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전례를 보면 선거가 있는 해에 잠시 반등이 있었을 뿐 중장기적으로는 전반적 감소세를 돌려놓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외부 이벤트에 의한 인쇄매체 광고시장의 회복은 당해만 해당하는 착시 효과라는 한계가 있다. 더욱 고도화되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인쇄매체가 차별적으로 소구할 수 있는 광고 영역, 광고 기법 등의 개발이 절실하다”고 했다.

▲디지털 광고 통계. 사진=2023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

홀로 선방한 모바일 광고… 주력 상품으로 떠오른 검색광고

광고계 불황 속 모바일 광고는 호황을 맞이했다. 모바일 광고는 2017년 이후 매년 성장세를 기록 중인데, 지난해 광고비는 전년도 대비 5.5% 상승한 7조1746억7100만 원이다. 올해 광고비 역시 5.1% 상승한 7조5434억1100만 원으로 예상된다. 검색광고가 성장세를 견인했다.

모바일 광고는 배너·동영상 형태의 '디스플레이 광고'와 포털사이트에 검색 결과를 노출해주는 형태의 '검색광고'로 구분된다. 2021년까진 디스플레이 광고비가 검색광고비보다 많았으나, 2022년 역전됐다. 2022년 검색 광고비는 30% 성장한 반면 디스플레이 광고비는 6.9% 줄었다. 지난해와 올해에도 검색광고비가 디스플레이 광고비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PC 광고는 하락세를 거듭할 전망이다. PC 광고비는 2022년 1조9026억8200만 원에서 지난해 1조8469억1900만 원으로 2.9% 하락했다. 올해 PC 광고비는 지난해 대비 0.2%p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옥외 광고비는 2020년까지 하락 추세였으나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옥외광고비는 2020년 전년도 대비 33.5% 하락한 8357억5900만 원이었으나 2022년 1조 원대를 회복했다. 2022년 옥외광고비는 1조693억3500만 원이었으며, 올해 1조2015억9600만 원으로 예상된다.

정솔빈 인크로스 광고사업부문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광고시장에서 방송광고 시장의 규모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 온라인 광고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며 모바일 광고를 주목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모바일 검색광고 비중이 늘어난 것을 두고 “경기 불황에는 광고 목표를 설정할 때 브랜딩보다는 퍼포먼스에 중점을 두며 매출과 직결될 수 있는 마케팅 방안을 고려하기 때문에 노출에 기반한 디스플레이 광고보다는 소비자의 구매 의도가 담긴 '검색'을 통해 제품 및 서비스를 노출하는 쪽을 선택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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