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참스승…만덕호 침몰현장서 제자 구하다 숨진 고 이경종 선생 48주기 추모제

2024. 1. 1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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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976년1월17일 오후4시쯤 울릉군 북면 천부항에서 만덕호 난파 때 같은 배에 탔던 두 제자를 구하려다 순직한 이 시대의 참 스승 고(故)이경종 선생의48주기 추모제가17일 고인의 순직비가 있는 천부초등학교 교정에서 열렸다.

김진규 울릉교육장은"48년전 울릉도 섬마을 선생으로 추운 겨울바다에서 두 제자를 구하다 순직한 고인이야 말로 이시대의 영원한 참스승"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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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고 이경선생 48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고인의 순직 비문을 듣고 있다(울릉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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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울릉)=김성권 기자푸른 파도가 넘실거린다.높새바람이 분다.넘실거리는 파도를 들여다보면 어른거리는 모습이 있다.우는 바람 고요히 귀를 기울이면 애끓는 흐느낌이 들려온다” (고 이경종 선생 추모비의 일부 글)

지난1976117일 오후4시쯤 울릉군 북면 천부항에서 만덕호 난파 때 같은 배에 탔던 두 제자를 구하려다 순직한 이 시대의 참 스승 고()이경종 선생의48주기 추모제가17일 고인의 순직비가 있는 천부초등학교 교정에서 열렸다.

내가 죽어서도 제자를 사랑하고 바라보겠다는 고인의 유지로 만든 추모비 상단의 동그란 두쪽의 눈 모양은 이날 겨울비에 젖어 보는 이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김진규 울릉교육장,남한권 울릉군수,공경식 군의회의장,홍성근 군의원, 정윤태 북면장,학교관계자와 당시 고인의 제자등이 참석했다.

추모제는 개식사,묵념,고인 약력소개,비문낭독,헌화,추모사,참여자 헌작 순으로 거행됐다.

방학을 맞아 교정의 무거운 침묵속에 초등학생이 읽은 순직비 비문 낭독에서는 참여자 모두를 숙연하게 했다.

김진규 울릉교육장은"48년전 울릉도 섬마을 선생으로 추운 겨울바다에서 두 제자를 구하다 순직한 고인이야 말로 이시대의 영원한 참스승"이라고 말했다.

김 교육은 또 "해매다 울릉도로 전입 해오는 교직원들을 고 이경종 선생 추모비를 찾게해 헌화,묵념하고 고인이 생전에 보여준 사도(師道)정신을 기리는 추모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자신의 목숨을 바쳐 스승의 사랑을 몸소 실천한 고 이경종 선생님의 고귀한 삶의 모습을 오늘날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 이경종 선생 순직비 제막식 모습(울릉군 제공)

공경식 울릉군의회 의장은 불씨는 작아도 빛은 솟아나듯이 48년전 어린제자를 구하다가 순직한 고 이경종선생님의 거룩한 희생정신이 스승의 길인 사도(師道)가 땅에 떨어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잔잔한 울림으로 남아있다고 했다.

만덕호 침몰 사고는48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울릉도 일주도로는1963년 이후 본격적으로 건설되기 시작했지만,잦은 태풍과 폭설로 인해 공사는 진척이 없어1976년에 이르도록 부분적인 개통만 이뤄졌다.

특히 겨울철에 폭설이 내리면 도로가 끊겨 주민들은 뱃길을 이용해야만 했다.따라서 배는 규정에 넘는 물건과 사람을 싣는 일이 흔해 항상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었다.

1976117일 오후4시쯤 도동항에서 천부항으로 가던 만덕호의 침몰은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가 발단이 됐다.

만덕호는 그해물자와 승객을 싣고 천부항 입항20m앞둔 지점에서 기관고장으로 높은 파도에침몰해37명의 사망자가발생한 대 참사였다.

image 1976년 1월17일 울릉군 북면 천부항에서 침몰된 당시 만덕호 모습, 이사고로 3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울릉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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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1월17일 울릉군 북면 천부항에서 침몰된 당시 만덕호 모습, 이사고로 3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울릉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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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는 도동항에서 철근1.7t,정부미10포대,라면15상자승객20여명을 태우고 출발했으나 경찰의 검문 이후승객30여명을추가로 태웠고 이로 인한 과적과 기관이 고장났다.

기관고장으로 표류중인 만덕호는 거센 파도를 만나 전복됐으며바로 코앞에서 파도에 휩싸여 목숨을 잃어가는 부모형제를 구할길이 없었다.뭍에서 발을 동동 굴리는 주민들의 간절함도 뒤로하고 배에 탔던 이들은 차디찬 겨울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월급을 수령하러 도동에 갔던 당시 천부초등학교 이경종 선생은 바다에 빠진 제자2명을 구한후 결국 운명을 달리했다.

수영선수로 알려진 고 이경종 선생은1941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 사범대학을 졸업하고1959년 영천 지곡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순직(당시35)한 그날까지154개월 교사로 봉직했다.

울릉교육지원청은 이 같은 참 스승의 살신성인 정신을 본받고,스승의 사랑을 몸소 실천한 거룩한 뜻을 후세에 길이 남기고자 사고가 났던 날인 매년117일 천부초등학교 교정에서 추모식을 열고 있다.

ks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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