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도와주시는 것 같다"...'방출→사회인야구→재입단→이적' 김재열의 끝나지 않은 드라마, 3장의 시작

조형래 2024. 1. 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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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드래프트로 KIA에서 NC로 이적한 김재열(왼쪽) /NC 다이노스 제공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하늘이 도와주시는 것 같다.”

NC 다이노스는 지난해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두 명의 선수를 지명했다. 그 중 한 명이 투수 김재열(28)이다. 

김재열의 야구인생은 드라마와 같다. 현재 진행형이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로 고향팀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을 받으며 프로에 입단했다. 2017년까지 2군에서만 전전했던 김재열은 결국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후 방위산업체에서 병역 의무를 마쳤고 사회인야구에서 활약하면서 공을 놓지 않았다. 그러다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서 140km 후반대의 강력한 공을 던지며 깜짝 등장했고 2020시즌을 앞두고 KIA의 테스트 제안을 받고 KIA 유니폼을 입었다. 

2020년 KIA에서 감격의 1군 데뷔전을 치르는 등 14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2021년 24경기 32⅔이닝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감격의 데뷔 첫 승까지 기록했다. 2022년에는 팀 내에서 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투수로 거듭났다. 필승조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필승조 역할까지 도맡았다. 47경기 43이닝을 소화하며 1승1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6.07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여도를 보여줬다. 150km까지 구속을 끌어 올렸고 커브와 스플리터 완성도까지 높이며 어엿한 1군 필승조로 거듭났다. 

그러나 지난해 김재열은 다시 주춤했다. 1군에서 9경기 11⅔이닝 평균자책점 13.11의 성적을 남기는데 그쳤다. 대신 2군에서 18경기 모두를 선발 등판하며 89이닝 7승2패 평균자책점 2.63의 성적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로서의 가능성까지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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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NC의 눈에 띄었다. 2차 드래프트 40인 명단에서 제외된 것을 확인하자 NC는 김재열을 3라운드에서 지명했다. 2차 드래프트 이후 민동근 스카우트 팀장은 “전천후 우완 투수 자원으로 1군 경험이 풍부하고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즉시 전력이라고 판단해서 지명했다”라며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김재열은 2차 드래프트에서 팀을 옮길 것이라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2차드래프트 당시 일본 오키나와에서 KIA의 마무리캠프에 참가하고 있다. 마무리캠프 도중 이적 소식을 듣게 된 것. 그는 “마무리캠프에 참가하고 있어서 100% (40인 명단에)묶였겠구나 생각을 했다. 애초에 이적한다는 상상을 못했다. 갑자기 소식을 듣게 돼서 당황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재열이 지명을 받은 것은 결국 NC도 그를 필요로 한다는 의미였다. 빠르게 사고를 전환했다. 그는 “정신을 차리고 나니까 저한테 다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저에게도 설레고 기대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라고 이적의 소회를 전했다. 

이어 “1군에서도 그렇고 2군에서도 NC와 많이 붙어봤고 좋은 인상을 남긴 것 같다. NC에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그래서 이런 기회를 받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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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김재열은 선발진 경쟁에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해 당장 토종 선발진으로 골머리를 앓았기에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았던 김재열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전망. 강인권 감독은 “지난해 불펜에서는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대신 퓨처스에서 선발로 7승 정도를 올렸다. 선발 후보군에서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 선발 자원 중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다면 선발 자원으로 활용할 생각을 갖고 있다”라면서 “만약 선발보다 불펜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생각하면 불펜에서도 폭넓게 활용해야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뒤늦은 1군 데뷔 이후 필승조로 긴박한 상황도 경험했고 2군이지만 선발 투수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2022년을 돌이켜 보면서 “필승조들이 다 빠지면서 제가 무조건 나가야 했고 그런 책임감을 처음 느껴봤다. 그런데 이 책임감이 저에게 좋더라. 책임감이 있어야 퍼포먼스나 집중력이 많이 올라가는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부진에 대해서는 “2군에서 선발 준비를 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1군에 올라갔을 때는 선발로 기회를 받지 못했다. 그러면서 몸의 루틴이 잘 안맞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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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의지로 드라마를 써 내려가고 있는 김재열에게 또 다른 챕터가 열렸다. 다시 찾아온 기회인 만큼 어떤 보직에서든지 제대로 준비를 하려고 한다. 그는 “선발 준비에 대한 얘기는 기사로 접했다. 어떤 보직이든지 기회가 온다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선발이 필요하면 그 쪽으로 맞춰볼 것이고 또 필승조로도 나름 임팩트 있게 해봤다고 생각한다. 불펜에서 경험치도 있으니까 언제든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 출신으로 현재도 부산에 가정을 이루고 있는 김재열에게 창원을 연고지로 하는 NC 이적은 의욕을 다지는 동시에 또 심리적인 안정감까지 안겨준 요소다. 그는 “친구들도 많고 선후배들도 많다. 벌써 적응을 다 한 느낌이다”라고 웃으면서 “결혼하고 가정도 부산에 있는데 가족들과 가까워졌다. 여러모로 정말 좋은 기회이고 하늘이 도와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라면서 NC에서의 새로운 야구 인생을 기대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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