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전산망 먹통 …'대기업 입찰 배제' 원인 분석 돋보여

박재영 기자(jyp8909@mk.co.kr) 2024. 1. 1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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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위원회 11~12월 보도 평가

매일경제 독자위원회 2023년 11~12월 평가 회의가 최근 서면으로 진행됐다. 대학생 강희원 씨, 봉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주부 황혜영 씨 등 독자위원(가나다순)6명이 이메일로 의견을 보내왔다.

메가시티 서울

여당이 김포 등 서울에 인접한 여러 도시를 서울특별시로 편입하자는 제안을 내놓으면서 민심이 요동쳤다. 10년 전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창조 메가시티'를 제언한 바 있는 매일경제의 심층보도가 돋보인다는 평가가 나왔다.

황철주 회장은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론을 경제, 행정, 교육, 교통 등 문제와 효과를 다양한 측면에서 심층보도해 독자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줬다"며 "서울 메가시티 전략을 선진국과 비교하는 인포그래픽도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황혜영 씨는 "메가시티에 대한 지역 균형발전 전문가 좌담을 다룬 '메가 서울 추진하면 제로섬? 지방 메가시티 기폭제 될 것'(11월 10일자 A5면 보도) 기사는 독자의 불안감을 합리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줬다"고 답했다.

메가시티의 문제점 분석에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는 지적도 있었다. 송 교수는 "수도권 못지않게 지방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메가시티 구축도 중요하다"며 "수도권 메가시티의 지역 균형발전 관점에서 문제점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분석과 함께 부울경 메가시티와의 상대적 비교분석 기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공매도 제도 개선

공매도제도는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지만 그 취지나 효과, 문제점을 이해하기 어렵다. 정부가 일시적으로 공매도를 전면금지한 이유와 시장에 미칠 영향을 매일경제가 쉽게 풀어냈다는 평가다. 특히 작년 11월 6일자 A3면 '총선 앞두고…동학개미 소원수리' '외국인 등 돌릴라 vs 산타랠리 가즈아' 두 기사와 '이복현 "공매도, 유리 다 깨졌을 정도로 불법 보편화"'(11월 7일자 A2면 보도)로 이어지는 보도가 돋보였다는 의견이다. 강씨는 "공매도 금지령과 총선 간의 관계성, 그리고 '총선용'이라는 비판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반박까지 독자의 궁금증을 풀어준 좋은 기사"라고 평가했다.

다만 봉 변호사는 "공매도 금지 조치의 효과와 타당성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석해주는 후속 기사가 나오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잇따른 정부 전산망 오류

독자위원들은 국가 행정 전산망 마비 사태와 관련해 매일경제가 '신속한 정보 전달'과 '문제 원인 심층 분석'이라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평가했다.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인 만큼 보다 쉽게 써달라는 아쉬움도 나왔다.

봉 변호사는 "저가 발주 시스템, 쪼개기 발주, 대기업 배제 원칙의 폐해가 드러났다"며 "정부 전산망 먹통·오류의 원인을 심층적으로 파헤치는 기사 내용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황씨는 "며칠에 걸친 정부 전산망 오류로 많은 불편함과 혼란이 있었는데 매일경제가 현장감 있게 보도했다"며 "이번 사태가 그간 누적된 문제가 터져나온 것임을 11월 24일자 A3면 한 페이지를 할애해 잘 짚어줬다"고 답했다.

다만 황씨는 '공공부문 IT시스템 1만7천개…클라우드 기반 재설계 시급'(11월 27일자 A5면 보도) 기사를 두고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지만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에 대해 독자들이 이해하기엔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회복세로 돌아선 한국 경제

수출이 증가하고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독자위원들은 매일경제가 5대 경제경영 연구기관 수장들의 전망을 종합한 '내년 韓경제 '상고하저'…내수는 기업연체·PF부실로 고전'(12월 18일자 A4면 보도) 기사가 돋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강씨는 해당 기사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미국 경기 부진, 과도한 가계부채 등 리스크가 내년 하반기 성장세 둔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한 내용이 탁월했다"고 답했다. 봉 변호사도 "2024년도 경제예측 기사가 시의적절하고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송 교수는 "한국 경제를 전망하는 기사들 내용이 충실했다"면서도 "부동산 PF발 위기 가능성 등 한국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위기 요인에 대한 심층분석 기사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황씨는 "어려운 경제 상황을 체감하고 있는 독자층도 많이 있는 만큼 분야별로 엇갈리는 전망을 보다 세분화해 제시해줬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위기의 카카오

황 회장은 "공정거래법 위반, 시장 독과점, 최고경영진의 준법의무 위반에 대한 감시 통제 등 그동안 카카오그룹이 지적받았던 여러 문제를 그룹에서 발표한 쇄신 계획과 연결 지어 설명했다"고 평가했다. 강씨는 '사야 할 이유 넘치는 MS·메타…카카오는 찾기 힘드네'(11월 4일자 A14면 보도) 기사에 대해 "빅테크 기업들의 향후 동향을 분석한 퀄리티 높은 기사"라며 "카카오의 다소 약한 펀더멘털의 원인을 상세히 분석한 내용에 도움을 받았다"고 답했다.

한편 황씨는 "실제 생활과 연결되는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미국 통화정책 방향 전환

독자위원들은 매일경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신속하게 보도하면서도 그 영향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봉 변호사는 "미국 연준의 움직임을 시의적절하게 동태적으로 예측하고 신속히 전달하는 보도가 유용했다"고 평가했다. 강씨는 "금리 인하로 금, 비트코인, 회사채 투자금 증가를 다룬 기사가 좋았다"며 "금리 인하가 다양한 금융상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특히 미국 연방준비은행 전 총재를 인터뷰한 '美금리 3~4%가 뉴노멀…우크라·중동전쟁 확전이 최대 변수'(12월 27일자 A10면 보도) 기사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통화정책 전망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 다만 송 교수는 "연준의 방향 전환과 관련해 시장에서 과도하게 기대한 감이 있는데 기사가 사실 전달에 그쳐 아쉽다"고 답변했다.

격화하는 인공지능 기술 경쟁

생성형 AI가 가져올 생산성 혁명과 AI 패권전쟁을 분석한 '챗GPT 혁명' 기획 시리즈 등 매일경제가 비중 있게 보도한 AI 기술 관련 보도가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봉 변호사는 "AI 빅뱅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기사들을 심층보도해줘 큰 도움이 됐다"며 "AI 규제와 관련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스탠스를 취하는 것이 맞는지 심층분석 기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황씨는 "급격히 변화 발전하는 세계 기술 경쟁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매경에서 안내해줘 유익했다"고 평가했다.

'슈링크플레이션' 단속 나선 정부

독자위원들은 가파른 물가 상승 현상에 대한 직관적이고 구체적인 기사들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강씨는 "'사과 한알 1983원 '美의 2.5배'…10개 품목 중 한국이 싼건 단 1개'(11월 21일자 A3면 보도) 기사를 통해 한국 식료품 물가 상승의 심각성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내용물을 줄이는 식으로 사실상의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슈링크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과 이에 대한 정부 대응을 지속해서 보도한 점이 인상 깊었다"며 "단순히 슈링크플레이션을 비판·처벌하자는 주장이 아닌, 지속가능하며 실효성 있는 물가안정 정책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언론의 역할을 충분히 이행했다"고 평가했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2030 엑스포 유치전을 다룬 언론 행태에 대한 독자위원들 질책이 이어졌다. 황씨는 "너무나 큰 차이로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는데, 바로 직전까지 매우 희망적인 메시지만 언론에 나올 뿐 조심스럽게라도 비관적인 전망이 있음을 언급한 보도가 전혀 없었다는 것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봉 변호사는 "투표일 직전까지 장밋빛 전망의 보도가 주를 이뤘던 이유를 자성해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기후 섹션

향후 기업활동과도 밀접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매일경제의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 대표는 "기후 문제는 환경단체만의 어젠다가 아니라 국가 경제와 안보, 국민의 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사안"이라며 "매일경제는 기후 문제에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질책했다.

매경이코노미&매경럭스멘

또한 황 회장은 "매경이코노미의 '2024 대예측 '금리의 시간''(11월 8~14일)을 통해 2024년의 경제·산업의 방향성을 거시적으로 그려볼 수 있었다"며 "이에 맞춰 재테크 및 투자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황씨는 "장안의 화제였던 비만 치료약에 대해 매경럭스멘이 '현대판 만병통치약? 위고비 신드롬'(11월호)을 통해 전면적으로 다뤄줘 흥미로웠다"며 "비용 문제, 부작용, 다른 질환에 대한 부가적 효과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좋은 정보가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재영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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