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잇는 롯데산 홈런왕 탄생할까, 롯데의 거포 유망주 소한빈[부산야구실록]

박세종 기자 2024. 1. 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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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후반기 고교야구 주말리그 홈런상 받아
지난해 교육리그에서는 2점 홈런 기록
올해 목표는 퓨처스 리그 10홈런


‘2회’, 롯데 자이언츠 소속 선수가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횟수다.

롯데 자이언츠는 걸출한 타자를 많이 배출해냈지만, 홈런왕과는 인연이 적었다. ‘레전드’ 이대호만이 유일하게 롯데 소속으로 홈런왕을 차지했다. 이대호는 2006년 26개, 2010년 44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두 개의 홈런왕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대호 이외에 마해영, 펠릭스 호세, 강민호, 전준우 등 3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선수들이 여럿 있었지만, 홈런왕에는 등극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롯데는 특히나 극심한 장타력 갈증에 시달렸다. 홈런은 리그 9위, 장타율은 리그 8위에 머물 정도로 나쁜 성적표를 받았다. 2023 시즌 롯데의 홈런 개수는 총 69개. 리그 평균치인 92.4개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홈플레이트를 뒤로 밀고 담장을 높인 탓도 있겠지만, 큰 타구를 날릴 수 있는 타자라고 생각했던 한동희와 외국인 타자의 부진이 매우 뼈아팠다.

롯데 자이언츠 신인 외야수 소한빈. 박세종PD


이렇듯 장타력을 가진 선수의 존재가 절실한 롯데에 ‘거포 유망주’가 등장했다. 서울고 출신 신인 외야수 ‘소한빈’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소한빈은 지난해 열렸던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서울권C)에서 홈런상을 받았으며, 지난해 10월에 진행된 NC 다이노스와의 교육리그에서는 4번 타자로 출장해 홈런포를 기록하기도 했다. 롯데 자이언츠 팬들에게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던 ‘거포 유망주’ 소한빈을 부산야구실록이 만나봤다.

아래는 소한빈 선수와 나눈 인터뷰.

[부산야구실록]

마무리 캠프에 이어서 신인 캠프까지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프로 무대 적응은 잘하고 있나요.

[소한빈]

지명받은 이후 롯데에 있는 선배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적응하는 것에 대해서도 큰 문제 없이 열심히 훈련하며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부산야구실록]

적응에 가장 큰 도움을 준 선수가 있나요.

[소한빈]

입단하기 전부터 팀 분위기에 적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함께 하고 있는 형들이나 동기들이 다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부산야구실록]

한 명을 콕 집어서 말하기는 어렵나요.(웃음)

[소한빈]

네, 다 잘 해주셔서 한 명만 정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웃음)

[부산야구실록]

입단 직후 열렸던 교육리그 NC 다이노스전에서 4번 타자로 출장해 홈런까지 기록한 바 있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세요.

[소한빈]

그때가 아마 NC와의 교육리그 1차전이었을 거예요. 경기 전에 명단을 봤는데 제 이름이 4번 타순에 있더라고요. 그래서 긴장 아닌 긴장을 하며 게임에 들어갔는데 초구에 제가 원하는 공이 들어왔습니다. 그 덕분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난해 10월에 열렸던 루키데이 행사 당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는 소한빈.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위기 상황에서 팀 분위기를 쇄신시키는 큰 한방은 선수 본인과 팬들에게 큰 카타르시스를 선물한다. 그리니 홈런을 많이 때려낸 선수가 소속팀을 뛰어넘어 KBO리그의 슈퍼스타로 발돋움하는 경우도 잦다. 이제 막 프로에 입단한 신출내기 선수지만, 소한빈은 ‘장타력을 지닌 선수’라는 명확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부산야구실록]

소한빈 선수는 고교 시절 주말리그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할 만큼 자타공인 ‘거포 유망주’입니다. 프로 생활을 해보며 기록해보고 싶은 한 시즌 홈런 개수는 몇 개인가요.

[소한빈]

저는 개인적인 목표로 한 시즌에 50개를 쳐보고 싶습니다.

[부산야구실록]

그렇다면 소한빈 선수는 2할 5푼 타율, 홈런 30개 vs 3할 타율, 홈런 15개 두 개의 선택지가 있다면 어떤 성적을 고르시겠어요.

[소한빈]

2할 5푼에 홈런 30개를 선택하겠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정교함보다는 파워 쪽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 그렇게 선택하겠습니다.

[부산야구실록]

프로 무대에서 상대해보고 싶은 선수가 있나요.

[소한빈]

저는 두산 베어스의 곽빈 선수를 상대해보고 싶어요. 리그 탑급 투수이기도 하고, 제가 곽빈 선수와 같은 센터를 다니거든요. 운동을 해봤을 때 ‘확실히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곽빈 선배님을 상대해보고 싶어요.

[부산야구실록]

드래프트 전에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을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했었나요.

[소한빈]

아니요. 저는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이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습니다. 어떤 팀이든 지명은 될 것 같다는 기대감은 있었는데 또 100% 확신할 수는 없어서 크게 기대는 안 하고 있었어요.

[부산야구실록]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자마자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나요.

[소한빈]

그 당시 부모님과 함께 드래프트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제 이름이 호명되자마자 저도 그렇고 부모님도 그렇고 함께 눈물을 흘렸어요. 부모님께서 저를 위해 고생을 많이 해주셨거든요. 당시 기분이 매우 좋았습니다.

같은 서울고 출신이자 소한빈의 2년 터울 선배, 롯데 조세진. 사진 = 롯데 자이언츠


KBO리그에서는 최근 서울고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박건우, KT 위즈의 강백호, LG 트윈스의 정우영, 삼성 라이온즈의 이재현 등이 해당 포지션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활약하고 있다. 롯데 내에도 유강남, 정우준, 최우인, 조세진 등 많은 서울고 출신 선수들이 소속돼있다. 현재 상무에서 군 복무 중인 조세진은 소한빈과 함께 학창 시절을 보낸 롯데 내 유일한 선수다.

[부산야구실록]

팀 내에 같은 서울고 출신의 조세진 선수가 있습니다. 소한빈 선수가 1학년이던 시절 조세진 선수가 3학년이었잖아요. 따로 연락은 받았나요.

[소한빈]

지명받고 난 이후 세진이 형에게 먼저 연락이 왔어요. 축하한다고 말해줬고 또 어떻게 하면 팀에 도움이 되고 또 적응할 수 있는지도 알려줬습니다. 제가 팀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부분들에 대한 팁들을 먼저 알려주더라고요.

[부산야구실록]

프로 선수로서의 첫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올해부터는 퓨처스 리그 또는 1군 무대에서 실전 경기를 뛰게 될 텐데 올해의 단기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소한빈]

퓨처스 리그에서 홈런을 10개를 치는 게 제 개인적인 목표입니다.

[부산야구실록]

소한빈 선수에게 홈런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나 보네요.

[소한빈]

그렇죠. 저도 그렇고 팬분들도 저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장타력이고 그게 또 곧 홈런이기도 하잖아요. 제 스타일도 좀 시원시원하게 장타를 날리는 거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밀고 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소한빈 선수는 팬분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나요.

[소한빈]

모든 선수가 다 그렇겠지만, 팬분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필요한 상황에 맞춰 장타든 안타든 팀에 필요한 점수를 낼 수 있는 그런 타자로 기억에 남고 싶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에게 마지막 인사드리고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소한빈]

프로에 처음 입단해서 이제 퓨처스 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될 것 같은데 하루빨리 팀에 필요한 장타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후 사직야구장에서 꼭 찾아뵐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응원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신인캠프에서 동기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소한빈. 박세종PD


롯데 소속 선수의 퓨처스 리그 두 자리 수 홈런 기록은 2018년 한동희(15개), 나원탁(14개), 전병우(13개), 박헌도(11개) 이후 5년 동안 전혀 없는 상황이다. 올 시즌 소한빈이 10개의 홈런을 기록하게 된다면 롯데는 6년 만에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한 퓨처스 선수를 보유하게 된다. 유망주 타자의 두 자리 수 홈런은 구단에게도, 팬들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장타력에 대한 큰 갈증을 느끼고 있는 거인군단에 ‘소한빈’이 명쾌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까.

부산야구실록은 다음 주 2024 시즌 기대주 ‘나승엽’ 편으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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