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인터BU] 논란에 답한 클린스만, "기제·민재 교체? 퇴장 피하기 위한 것일 뿐!"
(베스트 일레븐=도하/카타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기제 교체 논란에 입을 열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요르단전 준비에 돌입했다.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대표팀은 현지 시간으로 17일 오전 10시 30분 알 에글라 훈련장 7번 피치에서 요르단전에 대비한 훈련을 시작했다.
한국은 지난 15일 바레인과 조별 E조 1차전에서 황인범의 선제 득점과 이강인의 멀티 골을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요르단과 2차전은 오는 20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훈련에 앞서 클린스만 감독을 만났다. 우선 클린스만 감독은 "매일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토너먼트에서는 항상 몇 명의 부상자가 생긴다. 긴 대회이고, 더 나아질 것"이라며 김진수와 황희찬 등 부상자들의 컨디션에 대해 설명했다.
15일 첫 경기를 마친 클린스만호는 16일 하루를 휴식일로 보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가 진행되는 한 달 동안 선수들에게 자유 시간을 주고,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 코치들과 함께 호텔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고, 멋진 레스토랑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매일 50명에서 55명이 호텔에서 함께 지내다 보면 분위기가 때로는 조금 무거워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몇몇 선수들의 가족들이 카타르에 도착해서 선수들과 휴식 시간에 만나며 편안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한국은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같은 조에 속해 있다. 다른 조의 경기를 보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요르단 말레이시아 경기를 직접 경기장에서 봤다. 헤어초크 코치와 함께 경기장에 갔는데, 좋은 팀이더라. 어제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의 경기도 보면, 모든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쉬운 경기는 없다. 스타일과 플레이방식이 다른 어떤 상대와도 100% 준비가 돼야 한다. 요르단과 매우 어려운 경기를 예상하고 있다. 존중한다. 개인 기량이 아주 뛰어난 선수들이 있는데, 준비를 잘할 것"이라고 답했다.
바레인전 득점 직후 좌측 풀백 이기제를 교체 아웃시킨 점에 대해선 추가 경고를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선수에게 실점의 책임을 묻거나, 경기력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첫 경기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다. 많은 옐로카드 때문에 명백한 파울 상황이 무엇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마음속으로 갖고 있었다. 이기제와 김민재의 교체는, 심판이 다른 파울을 했을 때 레드카드를 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레드카드가 필요하지 않았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은 "우리는 그를 믿는다. 어떤 선수는 첫 경기에서는 약간 흔들릴 수도 있고, 또 어떤 선수는 강렬하게 시작한다. (언론의 비판은) 정상적인 반응이다. 이제 완전히 새로운 경기, 새로운 훈련 세션이 시작된다. 요르단과의 경기는 바레인과 아무 관련이 없다. 바레인전은 옛 일이 됐다"라며 이기제와 선수들이 비판에도 개의치 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된다고 이야기했다.
또 "대회에서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뒤돌아보지 않고 중요한 건 다음 경기 뿐이다. 이기제는 최고의 프로 선수이며, 집중력이 뛰어난 선수다.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일어났든, 팀 전체로 봐도 그건 마찬가지다.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경기에서 이기는 것만이 중요하다. 요르단전에서는 좋은 선수들과 함께 어려운 도전을 해야 한다. 준비되어 있고, 다음 이야기를 써내려가야 한다"라며 다가오는 요르단전 승리를 다짐했다.
3주 넘는 합숙을 하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서 다른 대표팀과 어떤 차이점을 발견했을까. 그는 "선수들이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대회에 매우 굶주려 있으며, 동시에 편안함을 느낀다. 그런 점이 정말 마음에 든다. 우리 코칭스태프들도 편안하게 지낸다. 밸런스가 잘 맞는 것 같지만, 여전히 다음 경기에서 평가를 받게 된다. 매우 긍정적이지만, 바레인전에선 전반전에 몇 가지 실수를 범했다. 그 실수에 대해서도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어쨌든 팀을 위해 잘하고 싶어하는 배고픈 선수들을 보고 있다"라며 의욕적인 모습을 칭찬했다.
지난 바레인전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부상자 김진수, 황희찬, 그리고 양현준을 제외한 23인 라인업을 꾸렸다. 김주성, 김지수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앞으로 부상자가 복귀하면, 명단 제외될 선수 셋을 추리는 것도 나름의 고민이 될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봐야 한다. 젊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너무 경기가 팽팽해서 신경 쓰일 경우엔 많은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기용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접전이 벌어질 경우엔 결과가 중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김지수 같은 선수에게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 그는 매우 영리하며, 지도를 잘 받아들이는 선수(굿 리스너)다. 젊은 선수들에게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기를 희망한다"라며, 16강 조기 진출 등의 좋은 결과를 얻은 뒤 명단에 들지 못하는 선수나 교체 명단에 있는 선수들도 두루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랐다.
한국에는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스타플레이어도 많지만, 클린스만 감독 역시 매 경기 외신들의 관심을 몰고 다니는 스타 감독이기도 하다.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점에 대해 그는 "인기는 내가 어느 나라에 있고, 그 나라의 축구가 얼마나 큰지에 따라 달라진다. 사람들이 나를 자주 알아보고 사진이나 사인을 원하는가에 달렸다. 늘상 있는 일이다. 사람들이 오면 감사하고, 그들도 즐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의 미디어 프렌들리, 팬 프렌들리 자세는 스승에게서 배운 태도다. 클린스만 감독은 "나에게는 내게 많은 것을 알려준 환상적인 지도자들이 있었다. 첫 번째는 프란츠 베켄바워 감독이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났고, 우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인 그는 사인을 요청하거나 사진을 요청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시간을 내주었다. 늘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알려준 감독들을 만난 건 내게 큰 행운이었다"라며, 어딜 가나 주목을 받는 것이 '삶의 일부'라는 생각을 밝혔다.
이날 훈련에서는 황희찬이 카타르 입성 후 처음으로 축구화를 신은 채 팀 훈련을 소화했다. 황희찬이 러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클린스만 감독은 "매일 대화를 나눈다. 호전되기를 바라지만, 선수가 자신의 몸을 가장 잘 알고,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정확히 안다. 팀 닥터들과 이야기를 했다. 예측은 할 수 없다. 우선 다시 건강해져서 훈련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또 하나는 실제 경기를 뛸 정도로 건강하느냐는 것이다. 두 가지 문제는 다르다. 한 번에 하나씩 해야하지만, 매일 이야기를 나눈다"라고 했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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