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내남결, 쏟아진다”…웹툰 인기에 드라마·영화도 줄섰네

김대영 매경닷컴 기자(kdy7118@mk.co.kr) 2024. 1. 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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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내남결 흥행 성과
카카오엔터, 판권 판매 급성장
올해 웹콘텐츠 영상화 ‘확대’
대형IP 인기 속 ‘다양성’ 과제로
웹툰 ‘내 남편과 결혼해줘’.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웹소설·웹툰 등 웹콘텐츠 업계가 올해 콘텐츠 영상화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웹소설·웹툰 기반 콘텐츠가 영상화 이후 화제성뿐만 아니라 해당 플랫폼의 이용자 수 확대로 이어지면서 관련 사업이 힘을 받고 있다. 해외 제작사나 콘텐츠 사업자들 사이에서 국내 웹콘텐츠를 향한 관심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네이버웹툰, 올해 영상화 30건 이상으로 확대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웹콘텐츠 기업들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콘텐츠를 영상화할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네이버웹툰은 올해에만 30개 이상의 웹소설·웹툰 기반의 영상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 1일 티빙을 통해 공개된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시작으로 ▲살인자ㅇ난감 ▲더 에이트 쇼 ▲여신강림 애니메이션 ▲신의탑 애니메이션 시즌2 등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영상화된 콘텐츠의 인기는 원작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원작을 공유한 플랫폼 이용자 수도 함께 늘었다.

실제 내남결 웹툰이 영상 공개 이후 10일간 기록한 거래액은 직전 10일 동안과 비교할 때 17.1배 증가했다. 웹툰 조회수도 같은 기간 8.1배 늘었다. 태국에서는 거래액 55.4배, 조회수 36.2배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에만 총 29개 작품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문맨, 방과 후 전쟁활동, 택배기사, 사냥개들, 이번생도 잘 부탁해, D.P2, 콘크리트 유토피아, 마스크걸, 이두나!, 비질란테, 이재 곧 죽습니다, 꽃선비 열애사 등이 대표적이다.

카카오엔터, 3년간 영상화 판권 150여건 판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총 150여건의 영상화 판권을 판매했다. 카카오엔터는 2022년 사내맞선·술꾼도시여자들2와 지난해 남남·무빙·국민사형투표 등의 화제작을 만들어냈다.

특히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무빙의 영상 콘텐츠를 공개한 직후 주간 앱 사용시간이 직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85억분을 기록하기도 했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웹툰 그 아해·재워주는 사이·백의 조각·도토리 문화센터 등을 드라마나 영화·애니메이션으로 만들 수 있는 영상화 판권을 판매했다. 2022년과 2021년에도 각각 50여건의 영상화 판권 판매 실적을 올렸다.

카카오엔터가 2006~2020년 사이 영상화한 작품이 65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카카오엔터는 이달에만 ‘나 혼자만 레벨업’, ‘외과의사 엘리제’ 등 2건의 영상화 콘텐츠를 띄웠다. 선산, 내일의 으뜸 등은 각각 넷플릭스와 tvN을 통해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외에도 드라마 악연, 26번째 살인, 마녀, 후궁계약, 아쿠아맨(일본), 이태원 클라쓰(대만), N번째 연애(대만) 등이 향후 방영될 예정작으로 꼽힌다.

웹콘텐츠 활용 방식 다양화…획일화 우려도
웹툰뿐만 아니라 웹소설도 K콘텐츠 공급망을 지탱하는 한 축으로 입지를 다졌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내 남편과 결혼해줘’(내남결)는 웹소설에서 시작해 웹툰으로 제작된 다음에야 영상화됐다. 웹소설 꽃선비 열애사는 웹툰으로 제작되지 않고 곧장 영상화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2022년 화제작이었던 ‘사내맞선’도 웹소설로 첫걸음을 뗐다.

전성규 전남대 학술연구교수는 논문에서 “복합 플랫폼이 전면화된 세계에서 웹소설은 2차 저작을 만들 수 있는 데이터의 응집체로서 역할이 보다 더욱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웹콘텐츠 산업이 활성화하면서 원천 IP(지식재산)의 활용 방안도 다양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웹소설·웹툰 중 검증된 인기작을 영상화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웹툰과 영상 콘텐츠를 동시에 공개하거나 영상의 속편·후속편을 웹툰으로 선보이는 방식도 적지 않다.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연인’은 반대로 영상이 인기를 끈 이후 웹툰으로 제작됐다.

영상화에 필요한 원천 IP가 꾸준하게 공급될 수 있는 이유는 웹콘텐츠 산업이 다른 업종보다 경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아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웹툰은 경기를 심하게 타는 산업이 아니어서 부침이 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외 웹콘텐츠 산업의 성장세가 맞물리면서 콘텐츠 공급망이 기반을 다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웹콘텐츠가 영상화 등 2차 창작만을 목표로 성장할 경우 콘텐츠 획일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다양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인수 영산대 웹툰학과 교수는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통할만한, 재미있고 매출이 잘 나올만한 이야기들을 하려는 경향도 있다”며 “대중적이지 않더라도 마이너한 이야기나 문학적·서사적인 이야기들에 관한 기회가 존중받을 수 있도록 다양성 만화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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