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경제 성장

2024. 1. 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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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연구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가 2002년으로 돌아갈 경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4~1.8%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 세계 주요 국가들의 공급망이 중국 의존형에서 벗어나 다변화되는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이러한 외연적 확장에 의한 경제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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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국 中공급망 탈피 속
한국 동참 땐 GDP 손실 불가피
충격 줄이려면 기술 혁신 필요
대만처럼 제조업 생산성 높이고
연관된 서비스 산업 육성 위해
규제 혁파로 한 걸음 나아갈 때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연구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가 2002년으로 돌아갈 경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4~1.8%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이 연구는 2018~2019년 미·중 무역 마찰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첨단 기술 유출 통제, 2020~2022년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기존 글로벌 공급망이 중국 중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현재 통상 환경을 극단적으로 가정하고 진행된 것이다. 그러한 우울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은 지속되어야 한다는 데 모두 동의할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다.

지난 20년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찬찬히 살펴보자. 우선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10년간 세계 경제의 수요와 공급을 모두 팽창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는데, 특히 중국으로 글로벌 기업의 투자가 급증하면서 중국 내 산업 성장과 기술 수준이 향상되었다. 세계는 중국의 저임금 노동력과 교육 수준이 높은 근로자의 이점을 살려 효율성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였다. 우리나라도 이 시기에 중국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현지 생산과 양국 간 중간재 교역을 중심으로 경제 협력 관계가 형성되었다.

한 나라의 경제가 성장하는 방식은 크게 외연적 확장과 내연적 확장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새로운 시장 개척과 수요 창출에 따른 생산 증가는 외연적 확장 방식에 의한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생산 공정 혁신과 새로운 기술 개발을 통한 생산성 증가는 내연적 확장 방식에 의한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2001년 중국의 세계 시장 등장으로 세계 경제가 탄력을 받았던 지난 20년은 외연적 확장에 의한 성장 시기였다. 그러나 현재 세계 주요 국가들의 공급망이 중국 의존형에서 벗어나 다변화되는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이러한 외연적 확장에 의한 경제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산업구조 고도화를 통한 생산성 증가, 그리고 지속적인 기술 혁신이라는 내연적 확장에 의한 경제 성장 공식을 따르는 것이다.

첫 번째로 우리나라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의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 선진국은 제조업 대비 서비스업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이나 유럽처럼 우리가 굳이 탈산업화 방향으로 갈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일본과 독일, 대만과 같이 제조업 중심으로 산업 생산성을 높이되 각 제조업 분야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서비스산업 분야를 선별하여 이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고부가가치 제조업 산업 위주로 재편될 것이며, 관련 서비스산업도 함께 성장할 것이다.

두 번째로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간단하다. 자유로운 경쟁이 보장된 시장에서 발생한다. 시장에 대한 규제를 혁파하고 자유로운 경쟁이 발생할 수 있도록 보장할 때 그 속에서 기업들은 생존과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술을 창조할 수 있다. 필자는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면서 이러한 원론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왔다. 그러나 오늘 이 이야기를 하는 순간, 너무 절실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유로운 시장 경쟁과 규제 혁파가 기술 혁신의 성공과 우리 경제 미래를 결정하는 사안이기 때문이리라.

아마도 우리는 이제 원론의 세계로 돌아가야 할 때인 것 같다. 다시 한번 우리가 처한 현실을 냉철하게 생각해보고 용기를 내어 한 걸음 나아갈 때가 아닌가 한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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