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기업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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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정신을 뜻하는 'entrepreneurship'이라는 말은 '시도하다' '모험하다'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 동사 'entreprendre'에서 나왔다.
과감한 도전을 통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기업가라는 단어에는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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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정신을 뜻하는 'entrepreneurship'이라는 말은 '시도하다' '모험하다'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 동사 'entreprendre'에서 나왔다. 과감한 도전을 통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기업가라는 단어에는 담겨 있다.
한국은 기업가정신의 나라였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는 거북선 그림이 있는 500원짜리 지폐를 펼쳐 보이며 "우리는 1500년대에 이미 철갑선을 만들었다"고 영국 은행을 설득해 차관을 확보하며 조선 사업을 시작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TV도 제대로 못 만들면서 무슨 반도체냐"는 비아냥 속에서도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그의 나이 74세 때였다.
이들의 도전이 한국을 선진국으로 끌어올렸다. 6·25전쟁 직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던 '현대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1996년 펴낸 저서 '넥스트 소사이어티'에서 "40년 전만 해도 한국에는 기업이 없었다.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은 24개 산업에서 세계 일류가 됐다"며 "기업가정신의 최고 실천 국가는 의심할 바 없이 한국"이라고 썼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가정신 지수는 2000년대 들어 가파르게 하락해 2019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27위에 그쳤다.
기업가정신 추락은 현재진행형이다. 정치권은 규제를 없애고 혁신을 지원하는 대신 반시장·반기업 입법을 쏟아내고, 징벌적 상속세 때문에 경영 승계를 포기하고 평생을 몸 바쳐 일군 기업을 해외 자본에 파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분초를 다투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야 할 재계 서열 1위 그룹의 총수는 8년째 사법 리스크에 시달리며 서초동을 오가고 있다. 인공지능(AI)발 산업 대전환 경쟁이 본격화된 지금도 한국의 주력 산업이 여전히 메모리반도체와 자동차, 철강, 선박 등에 머물러 있는 것 역시 기업가들의 도전을 억누르는 우리 사회의 낡고 경직된 시스템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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