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논란에도… NYT “산천어축제, 아시아에서 꼭 봐야 할 TOP5”
강원 화천군의 대표적인 지역축제 ‘산천어축제’가 국내 일부 시민단체가 제기한 동물학대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에도, 외신이 꼽은 ‘아시아에서 꼭 가봐야 할 겨울 축제’ 중 하나로 선정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온라인판에 게시한 ‘올겨울 아시아에서 꼭 봐야 할 축제 5선’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화천의 산천어축제를 집중 조명했다. 산천어축제는 말레이시아 힌두교 축제 ‘타이푸삼’, 일본 ‘와카쿠사 야마야키’ ‘삿포로 눈 축제’, 대만 ‘등불축제’ 등과 함께 추천 목록 가장 첫 순서에 이름을 올렸다.
NYT는 “얼어붙은 강에서 산천어를 낚을 수 있는 기회를 위해 매년 겨울 엄청난 수의 방문객이 모여든다”며 “낚시를 하지 않아도 튀김, 구이, 회 등 신선한 요리를 맛볼 수 있고 스케이트, 썰매 등 얼음 스포츠를 즐길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 외에도 산천어축제는 지난 6일 개막 후 16일까지 세계 각국 외신에 280여 차례 소개됐다. 화천군 측은 “특히 겨울이 없는 동남아시아 지역인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 등 언론에도 산천어축제의 사진과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천어축제가 외신의 조명을 받은 건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2011년 미국 CNN이 발행하는 세계적인 여행 잡지 ‘론리 플래닛’을 통해 겨울철 7개 불가사의로 소개된 적 있는데, 이는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유명해지는 계기가 됐다. 당시 잡지는 “수만 명이 두꺼운 얼음 위에서 낚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축제 풍경을 전했었다.
산천어 축제는 2003년 시작한 이래 2006년부터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지역 명물이다. 그러나 2021년과 2022년 코로나 사태로 개최되지 못했고 올해는 “동물학대를 중단하라”는 일부 시민단체의 규탄이 이어지고 있다. 맨손낚시, 얼음낚시, 산천어 운반, 먹이 수급 등 축제 과정 전반이 동물학대에 해당한다며 사실상 축제를 폐지하라는 요구다.
앞서 동물해방물결·환경운동연합 등 39개 시민단체는 지난 7일 화청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년 전부터 화천군에 ‘고통을 느끼는 어류를 윤리적으로 대우할 것’을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화천군은 무응답, 적반하장, 무변화로 일관해 왔다”며 “산천어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불리지만 동시에 동물에게 과도한 고통을 가하는 프로그램으로 비판 받아왔다”고 했다.
지난 12월에도 한국채식연합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모여 ‘산천어축제 동물학대 중단·채식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산천어 모양 모자를 착용한 채 “산천어축제, 송어축제, 연어축제 등 동물을 오락과 유희의 대상으로 보고 불필요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죽이고 즐기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산천어축제에 반대하는 시민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1만명 서명’ 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산천어축제와 비슷한 인제 빙어축제, 평창 송어축제, 양평 빙어축제 등은 전국적인 이상기온으로 잇달아 취소되거나 연기된 상태다. 속초 장사항 오징어맨손잡기축제 역시 2020년부터 어획 부진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