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만 8번, 그래도 다시 일어선 오뚝이…“사람들 편견 깨고 싶어” [인터뷰]
[스포티비뉴스=고척, 최민우 기자] “남들의 편견을 깨고 싶었다.”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부상을 당한다. 심할 경우 수술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8번이나 수술을 받고 재활 과정을 밟은 선수는 많지 않다. 모두가 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편견을 깨고 다시 일어났다. 30대 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이번에도 성공적인 재활을 자신한다. 키움 히어로즈 베테랑 투수 정찬헌(34)이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마운드에 오를 것을 다짐했다.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정찬헌은 밝은 표정이었다. 지난해 11월 허리 수술을 받고 순조롭게 재활 과정을 밟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계획대로 스케줄을 소화한다면 5월 말 퓨처스리그에서 첫 등판에 나설 예정이다. 1군 복귀는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다. 대신 시즌이 끝났을 때 1군 선수들과 함께 하고 싶을 뿐이다.
지난해 8월 정찬헌은 허리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이전부터 통증을 느꼈지만, 시즌을 완주하고 싶은 마음에 참고 버텼다. 하지만 한계를 느꼈고, 구단과 상의 끝에 수술을 받기로 했다. 이전에도 아팠던 부위라 스스로도 수술을 해야 한다는 걸 직감했다.
정찬헌은 “통증을 느끼자마자 바로 알았다. ‘또 시작됐구나’ 싶었다. 내가 이 허리를 가지고 어느정도 버틸 수 있을까 생각했다. 수술을 받아야 하는 건 기정사실화된 거였다. 그래도 시즌을 끝까지 치르고 싶은 마음이 커서 버티려고 노력했다. 두 달 정도 넘게 참았다. 하지만 한계가 느껴지더라. 빨리 수술을 받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고, 시즌을 먼저 마무리했다”고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사실 수술을 결정하기까지도 쉽지 않았다. 앞서 수술을 받았던 병원에서도 완치를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정찬헌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방에 있는 병원까지 찾아가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창원 삼성병원 신경외과 어환 교수를 만났고,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정찬헌은 “원래 다니던 병원에서는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다른 병원을 찾아 나섰다. 그러면서 시간이 조금 소요됐다. 창원 삼성병원에 가보니, 쉽지 않지만 수술을 해보자고 하더라. 다행히 수술이 잘 끝났다”고 말했다.
정찬헌은 야구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후 8번이나 수술을 받았다. 한 번도 힘든 재활 과정을 8번이나 치렀다. 나이가 들수록 재활이 더 힘든 건 사실이지만,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다고. 정찬헌은 “재활이 지루하긴 하다. 솔직히 많이 버겁더라.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다. 하지만 재활 경험이 많다보니 더 좋은 컨디션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웃었다.
이번에는 더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선수 생활에서 마지막 재활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정찬헌은 “같은 부위를 세 번째 수술했다. 수술을 받으면 최대 4년까지는 아프지 않았다. 이번에도 재활이 잘 진행되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때까지 큰 부상 없이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 야구 인생에서 마지막 재활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 마운드 사정을 고려하면, 정찬헌의 복귀가 더 간절하다. 하지만 키움은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다. 무리했다가 다시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구 개수와 이닝 수까지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 때 1군에 등판시킬 예정이다. 정찬헌도 “1군 복귀는 팀 사정도 고려해야 하고, 내 몸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 팀도 내가 애매한 모습을 보여주는 걸 원하지 않을 것이다. 홍원기 감독님과도 면담을 했다. 대신 1군에 복귀했을 때에는 팀이 원하는 피칭을 하겠다.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 내후년까지 바라볼 수 있는 모습으로 복귀하겠다”며 완벽한 컨디션으로 1군에 합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기 위해서 매일 고척스카이돔에 출근 도장을 찍는 정찬헌이다. 후배 선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때로는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김동규는 “정찬헌 선배님이 코어 운동하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따라 해봤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베테랑 선배의 존재가 큰 힘이 된다고 증언했다.
정찬헌은 “어린 친구들이 다들 알아서 한다. 하지만 선배의 도움이 필요한 선수들도 분명 있다. 조언이 필요할 때만 나도 옆에서 도움을 주려 한다. 그래야 효과가 크더라. 나와 스타일이 비슷한 선수들에게는 더 눈길이 간다. 더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후배들도 나랑 같이 운동하면, 지지 않으려고 더 버티려 한다. 그러다보면 나도, 후배들도 같이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편견을 깨고 싶은 욕심도 크다. 정찬헌은 “주변에서는 수술 세 번이면 선수 생활이 끝났다고 한다. 내 생각은 다르다. 의지만 있다면 다시 일어서서 던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다. 건강하게 마운드에 서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서 재활해보겠다”며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정찬헌은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08년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에 합류했다. 커리어 통산 403경기 50승 61패 28홀드 46세이브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동 "1월 1일부터 공개 열애 중…아이유♥이종석에 밀려"('돌싱포맨') - SPOTV NEWS
- 故이선균, 수사종결이 맞았다는데 왜? "경찰, 지드래곤 불송치에 난감·압박"('PD수첩')[TV핫샷] - SP
- 뉴진스 민지, '칼국수가 뭐지' 발언 사과 "좋지 못한 태도 죄송"[전문] - SPOTV NEWS
- '돌싱' 김새롬, 남친과 결별 고백 "아름답게 마무리했다"('라디오스타') - SPOTV NEWS
- 안보현 "'이태원 클라쓰' 오디션 5번 봐…한마디에 캐스팅 확정"('강심장VS') - SPOTV NEWS
- 인피니트 성종, 소속사에 전속계약 해지 통보…성종 측 "입장 정리 중"[공식입장] - SPOTV NEWS
- '버닝썬 성범죄' 최종훈, 출소 후 복귀 시도? 日 팬 커뮤니티 론칭 "응원해달라" - SPOTV NEWS
- 박민영 측 "2억5000만원 생활비 쓴 적 없어, 계좌가 사용된 것"[전문] - SPOTV NEWS
- "독도가 日 배타적 경제수역에?"…KBS, 지도 표기 논란→'삭제' - SPOTV NEWS
- 임윤아, '열애설' 이준호 콘서트 등장에 현장 '술렁'…알고보니[이슈S] - SPOTV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