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의원 수십명 페널티"...여야 '공천전쟁' 막 올랐다
4·10 총선을 앞두고 공천 전쟁의 막이 올랐다. 국민의힘은 동일 지역 3선 이상 현역 국회의원에 대해 총선 공천 심사에서 최대 35%까지 감점하는 공천룰을 공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의원 하위 20%엔 경선 득표율의 20%를, 하위 10%엔 30%를 감산키로 했다. 여야 모두 '이기는 공천'을 목표로 내세워 대대적인 '물갈이'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이로 인해 벌써부터 공천룰에 불만을 제기하는 원내·외 예비후보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창당을 추진 중인 개혁신당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새로운미래(가칭),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의 미래대연합(가칭) 등 제3지대의 영향력이 커질지도 관심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최근 4·10 총선에 출마할 후보들을 걸러낼 공천관리위원회를 발족하고 각당의 공천 기준을 공개했다. 여야 모두 정치 신인의 등용을 위해 일부 현역의원에 페널티(벌점)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인적쇄신을 예고했다. 기준에 의하면 국민의힘 소속 현역 국회의원 중 하위 7명이 공천 배제, 18명이 페널티를 안고 경선을 치러야 한다.
여기에 동일지역 3선 이상 현역의원들도 경선득표율에서 15%를 감산하는 페널티를 받는다. 이에 해당하는 현역의원은 정진석 전 비상대책위원장(충남 공주·부여·청양, 5선), 김기현 전 대표(울산 남구을, 4선),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을, 3선)등 총 22명에 달한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5선의 이상민 의원(대정 유성을)도 페널티 대상이다.
민주당도 일찌감치 공관위를 꾸리고 공천 기준을 정했다. 민주당 공관위는 지난 12일 출범과 동시에 '국민 참여 공천제'를 띄우며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공천에 앞서 당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 심사를 통해 현역의원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심사를 통해 하위 20%에 속한 의원의 경우 경선에서 득표수를 감산키로 했다. 특히 하위 10%에 해당할 경우 감산 폭을 기존 20%에서 30%까지 확대키로 했다. 사실상 '컷오프'에 준하는 페널티라는 게 당내 시각이다.
이러한 공천룰을 두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겨냥해 "공천학살을 시작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 소속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국민의힘의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중진 페널티'를 두고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은 살리고 당의 의원들은 죽이는 공천 학살이 예상대로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의 공천 상황에 대해 "비명계는 줄줄이 공천 자격을 얻지 못했다"며 "이 대표를 비판했거나 이 대표 최측근 지역구에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양당 모두 본격적인 공천 심사에 들어가면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들 가운데 탈락자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공천룰에 반발해 탈당, 무소속 출마하는 사례도 다수 발생할 수도 있다. 벌써부터 공천룰에 반발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시스템 공천 등을 강조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마포을 지역구에 김경률 비대위원 출마를 발표하면서 '낙하산 공천' 논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포을 당협위원장으로 총선 출마를 준비 하던 김성동 전 의원은 이날 신년인사회에서 한 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를 공개 지지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전날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계양을 출마를 밝힌 것도 사실상 전략공천에 준하는 것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다선의원에 대한 페널티를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동일지 역구에서 내리 당선된 것을 단순히 조직의 힘이나 운에 따른 결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그만큼 꾸준한 의정 활동을 통해 유권자들로부터 입법 역량을 검증받았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봐야한다"며 "실제 공천 심사과정에서 이러한 부분들이 충분히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여야 모두에게 공천이 당 분열의 불쏘시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공천에서 탈락한 이들 가운데 제3지대로 향하는 것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상황이어서다. 이미 범여권에서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창당을 준비중인 개혁신당, 양향자 의원이 대표로 있는 '한국의희망' 등이 양당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범 야권에선 이낙연 전 대표, 김종민·조응천·이원욱 의원 등이 탈당해 신당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 양당의 실제 공천 결과가 나올 때 즈음이면 탈당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제3지대 신당의 구심력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정치권 한 원로는 "여야 모두 공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총선의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는 건 다 알고 있다"며 "여당은 약속한 대로 시스템공천이 제대로 이뤄지느냐가, 야당은 비명계 공천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제 3지대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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