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첫 재판…감리단장 “부실공사 인정”·현장소장 ‘혐의 부인’

25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청주의 ‘오송 지하차도 참사’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오늘(17일) 청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관리·감독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감리단장 최 모 씨는 “시공사의 부실 공사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다”며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시공사 현장소장 전 모 씨는 “부실 공사가 아니었다”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전 씨 측 변호인도 재판부에 “전반적으로 검찰의 공소 사실을 부인한다”면서 “임시 제방은 충분한 높이로 쌓아 올렸기 때문에 부실 축조라 볼 수 없고, 참사 발생 전날부터 관계 기관에 도로 통제 등이 필요하다고 알렸다”고 말하는 등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전 씨에게 도로 확장공사 편의를 위해 기존 제방을 무단으로 허물고 임시 제방을 부실하게 축조한 혐의를 적용해 구속한 뒤 재판에 넘겼습니다.

전 씨는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시 제방 공사를 진행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시공계획서 등을 위조하고, 사고 당일 제방이 위험하다는 주민 민원을 인지하고도 관계 기관에 전파하거나 비상 근무를 지시하는 등의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오늘 재판을 지켜본 유가족 중 한 명은 기자들과 만나 “감리단장에게선 사죄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현장소장은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의 두 번째 재판은 다음 달 14일 열립니다.

검찰은 이와 별개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과장과 공사관리관 등 책임자들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7월 15일 오전 8시 40분쯤, 집중 호우로 불어난 미호강물이 제방을 무너트리고 근처 오송 궁평2지하차도로 흘러들면서 14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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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회 기자 (skh0927@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