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술개발인의날' 국가기념일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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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심화로 기술의 우위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기정학(技政學)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세계는 기술개발 인력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력 위기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기술개발 인력에 대한 시선 또한 차갑다.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R&D 투자와 더불어 기술개발 인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며 이들이 마음껏 연구하며 성과를 내고 이를 국가적으로 격려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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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심화로 기술의 우위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기정학(技政學)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세계는 기술개발 인력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은 민관이 협력하여 전략적으로 해외 인재를 영입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미 2009년부터 천인계획을 통해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파격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인도는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으로 전 세계 2위 수준의 인공지능(AI)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작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재 경쟁력은 64개국 중 34위에 머물렀다. 인력 유지의 핵심 요소인 근로자 동기부여 수준은 58위였으며, 외국인 고급인력 유치 정도는 47위였다. 2033년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반도체 분야에서도 인력 부족이 7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된다. 인력 위기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기술개발 인력에 대한 시선 또한 차갑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조사에 따르면 기업 연구자의 46%가 대학이나 출연연 연구원에 비해 사회적인 평판이나 대우가 낮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가 이공계 기피로 연결되며 우수 인재 대다수가 의과대학을 선택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R&D 투자와 더불어 기술개발 인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며 이들이 마음껏 연구하며 성과를 내고 이를 국가적으로 격려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2022년부터 처음 기업 연구소가 탄생한 10월 24일을 '기술개발인의 날'로 정하고 기술개발인의 공적을 기리는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이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고 대통령께서 직접 이들을 치하하면 어떨까. 우리 사회 내 패러다임 변화의 중요한 시그널이 될 것이다.
기술개발 인력에 대한 정부 차원의 포상 확대도 사기 진작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IR52 장영실상'은 1991년부터 매주 우수한 기술과 제품을 개발한 기업 연구자들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기업 대표나 임원이 대상인 여느 상과 다르게 연구자에게 직접 수여해 그들의 성과와 역할의 중요성을 조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상자가 느끼는 자부심 또한 매우 크다. 과거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경제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려운 여건에도 포기하지 않고 연구를 이어갈 원동력이 되어준 장영실상과 같은 사기 진작 정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영실상처럼 기술개발인 대상 정부포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국가 차원의 장려가 이어진다면 기술개발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며 작은 노력으로 더 큰 성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 세종은 국가 경영에서 '인재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였다. 우수한 인재를 얻고자 노력을 아끼지 않았는지, 인재가 자신의 뜻과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줬는지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눈부신 과학기술의 전성기를 일궈낸 세종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선구적인 혜안이다. 기술 확보가 곧 저성장 극복의 터닝포인트로 연결되는 지금, 기술개발인이 자긍심을 갖고 R&D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정부와 국민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
[구자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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