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 수소에 AI까지"...진화하는 투자 사기 주의보
■ 진행 : 이광연 앵커, 나경철 앵커
■ 출연 : 안동준 사회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큐]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최근 유튜브를 통해 부업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면서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사기 업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양봉과 수소, AI까지 다양한 투자 종목에 전문가를 사칭하는 배우까지 내세우는 등 그 수법도 진화하고 있어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 취재한 사회부 안동준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과거에도 투자 사기가 없었던 건 아닌데, 이번에 문제가 된 사건들은 과거와 수법이 어떻게 다른가요?
[기자]
말씀해주신 것처럼 투자 사기 자체가 새로 등장한 범죄는 아닙니다.
과거에는 주로 지인이나 브로커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직접 접근하는 방식이 많았고요.
휴대전화가 보급된 이후로는 전화나 문자 등을 통해 피해자들을 꼬드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번 투자 사기들의 공통점은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유튜브를 활용했다는 건데요.
유튜브 영상 자체가 알고리즘만 타면 누구나 볼 수 있어서, 손쉽게 더 많은 피해자를 모집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앵커]
누구나 볼 수 있다고 해도 실제로 속느냐는 다른 문제인 것 같은데, 어떤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속이는 겁니까?
[기자]
네, 우선 이런 사기 업체들은 안전하게 큰돈을 벌 수 있는 부업이라고 하면서 각종 투자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특히 이런 영상에는 투자 전문가나 이른바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등장하는데요.
이들은 적은 돈으로 시작해 큰돈을 벌었다는 성공담을 늘어놓으면서 친절하게 투자 방법까지 설명해줍니다.
실제로 이들의 설명을 따라 업체에 돈을 입금하면 수익금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갑자기 이런저런 이유로 수익금 정산이 중단되는데, 피해자들 입장에선 사기라는 걸 인지하기 전까진 정말 믿을만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피해자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수소 투자 사기 피해자 : 얼굴도 내비치고 그리고 실제로 조그마한 수익이 나한테 오니까 이게 거짓말은 생각이 계속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그냥 뭔가 홀린 듯이 그냥 입금하게 되더라고요.]
[앵커]
투자 전문가 추천이라고 한다면 정말 믿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는 투자 전문가가 아니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수소 투자를 소개하는 영상에는 투자 전문가 '김호준 선생님'이 등장하는데요.
앞서 저희 보도를 통해 알려드렸듯, 이 사람은 투자 전문가가 아닌 배우 박재현 씨였습니다.
박 씨는 배우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업체에 지원해 대본을 받아 투자 전문가를 연기하게 된 거라고 설명했는데요.
취재진도 박 씨와 접촉했는데, 자신은 이 영상이 연출된 영상이라는 설명 없이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데 쓰일 줄 몰랐다며 억울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재현 / 배우 : 저는 이 영상이 광고로 쓰일 참고용, 즉 레퍼런스 영상이라고 생각했으나, 결과물에는 연출된 상황이라는 문구조차 없어서….]
양봉과 AI 투자를 홍보하는 영상에도 마찬가지로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투자 전문가가 등장하는데요.
여기에 나오는 전문가들도 실제로는 전문가가 아닌 섭외된 사람일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연출된 영상이라는 설명이 없으면 쉽게 속을 수도 있겠네요.
사기 업체들이 피해자들을 속인 방법이 이것 말고도 또 있다고요?
[기자]
네, 이들 업체는 모두 공신력 있는 기관이나 단체, 혹은 유명인을 사칭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양봉 투자를 홍보한 업체는 홈페이지에 한국양봉협회가 직접 사업을 한다고 적어놓기도 했는데요.
저희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완전히 거짓말이었습니다.
인사말은 양봉협회 홈페이지에 있는 걸 그대로 옮겨왔고요.
회장이라고 소개된 사람의 사진만 전혀 관계없는 다른 사람의 사진으로 교묘하게 바꿔놨습니다.
마찬가지로 수소 투자 업체 홈페이지에는 한국전력공사와 협약을 맺었다는 이력이 적혀있는데, 한전에 확인한 결과 거짓이었습니다.
AI 투자 사기의 경우는 해외 유명 대학 교수를 사칭하기도 했는데, 마찬가지로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앵커]
경찰 수사도 이뤄지고 있을 텐데, 이 업체들은 잡을 수 있는 겁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쉽지는 않습니다.
이들 업체에 투자한 피해자들 설명을 들어보면, 투자금을 입금한 계좌 명의자가 갑자기 바뀌곤 했다고 하는데요.
사기 사건을 오랫동안 수사해 온 경찰 관계자 말에 따르면, 피해자들이 투자금을 입금한 계좌는 대포 통장일 가능성이 큽니다.
업체 홈페이지도 이들을 찾을 수 있는 단서긴 합니다.
다만 이 역시, 국내에서 정상적인 경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해외에서 IP주소를 우회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되면 경찰에서 해외 공조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 추적이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업체들이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홍보했다면, 이 유튜브 채널이나 출연한 배우들을 통해서 추적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가능한 방법이긴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유튜브 채널의 경우 구글에 계정만 있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구글 계정을 만들 때는 별다른 개인정보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영상에 출연한 배우도 중요한 단서긴 한데요.
저희가 취재한 결과, 사기업체는 전문가를 모집하는 사이트에서 실제 전화번호가 드러나지 않는 안심 번호를 통해 프리랜서 촬영팀과 연락을 취했고요.
이후에는 텔레그램을 통해서만 계약 내용 등 대화를 나눴습니다.
영상에 출연한 배우는 사기 업체와 직접 연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업체를 추적할 수 있는 단서는 이게 전부입니다.
다만, 텔레그램은 수사 기관의 협조 요청에 잘 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를 추적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사기 업체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사기를 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이런 투자 사기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할 방법이 있을까요?
[기자]
네, 먼저 전문가들은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대해서 투자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이번 사건들의 경우에도 수소나 AI는 비교적 최근 등장한 사업 분야이기 때문에 관련 지식이 적어 업체가 설명하는 것을 그대로 믿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이른바 '포장지 효과'라는 개념이 있는데요.
유명인 등 공신력 있는 인물이 홍보하면, 이를 신뢰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홍보 영상에 나오는 전문가들이 실제론 전문가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유명인이나 전문가가 홍보한다 해도 먼저 사기는 아닐지 의심해야 합니다.
[김성수 / 변호사 : 유명한 사람들이 이걸 선택했다 이런 걸 홍보를 하는데, 그런 부분들 때문에 현혹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투자 자체가 어떤지를 보셔야 하고, 오히려 너무 화려하거나 아니면 유명 연예인만 앞세운다고 하면 오히려 의심을 좀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건, 위험부담이 없는 안전한 고수익 투자는 어디에도 없다는 겁니다.
자산을 늘리는 것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내 자산을 지키는 것이라는 걸 항상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대가 없는 투자는 없다는 말, 잘 기억하셔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안동준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YTN 안동준 (eastj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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