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지 않을거예요"…김포공항 면세점 최후 승자는
롯데·신라 대결 관심…이변 가능성도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국내 면세점 '빅4'(롯데·신라·신세계·현대)가 모두 참여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알짜' 매장 입찰인 데다, 매출 연동 임대료 방식인 덕에 업체들의 관심이 컸다. 업계에선 '놓칠 수 없는 입찰'이라는 평가다.
현재 업계 1위 롯데면세점과 수성에 나선 신라면세점의 2파전 양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결과에 따라 업계 1위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의욕적으로 나선 상황이어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빅4 면세점 모두 참전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15일 김포공항 면세점 DF2의 구역 신규 사업자 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빅4 업체 모두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DF2 구역은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3층에 있다. 총 면적 733.4㎡(약 222평) 규모로 주류·담배를 판매하는 공간이다. 연 매출액 400억원 수준으로 입찰전 전부터 빅4 기업 모두 관심을 보여왔다.
김포공항 면세점은 DF1 구역(향수·화장품)과 DF2 구역(주류·담배)으로 나뉜다. DF1 구역은 롯데면세점이 지난 2022년 낙찰받아 운영 중이다. 운영 기간은 5년+5년으로 최장 10년이다. DF2 구역은 지난 2018년부터 신라면세점이 5년간 운영해왔다. 오는 4월 운영권이 만료된다. 이번에 새로 낙찰받는 사업자는 앞으로 7년간 운영할 수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제안서 평가점수와 영업요율 입찰 점수를 합산해 평가할 계획이다. 이후 공사는 종합평점 고득점 순으로 2개 면세점을 특허사업자 후보로 선정해 관세청에 통보한다. 이후 관세청 특허심사를 거친 뒤 선정된 업체가 최종 낙찰자가 된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다음주 초 업체별 발표(PT)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DF2' 참 매력적이네
빅4 모두 입찰에 적극적인 분위기다. DF2 구역은 매출 규모가 크진 않지만 알짜로 꼽히기 때문이다. 주류·담배는 마진이 큰 상품이다.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김포공항 면세점의 강점은 안정적인 내국인 수요다. 업계에 따르면 김포공항의 국내선 비율은 약 90%다. 국제적인 대외변수로부터 영향을 덜 받는다.
현재 면세업계는 엔데믹에도 보릿고개다. 주 고객이었던 중국 단체관광객(유커)이 사라진 탓이 크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1조1553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20.3% 감소한 수치다. 전월 대비로도 13.1% 줄었다. 실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알짜' 판매 채널 하나가 아쉬운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임대료 산정 방식도 흥행요인이다. 김포공항 면세점 임대료는 기본 임대료에 매출 연동 임대료를 더해 산정한다. 매출액에 따라 임대료가 책정된다. 인천국제공항의 고정 임대료 방식에 비해 부담이 훨씬 적다. 운영 기간도 매력적이다. 이번 입찰에 성공하면 단일 기간으로 7년을 운영할 수 있다. 고배를 마신 곳은 다시 7년을 기다려야 한다.
관전 포인트는
이번 입찰전의 관전 포인트는 롯데와 신라의 대결이다. 이번 입찰전의 결과에 따라 국내 면세업계 1위가 롯데면세점에서 신라면세점으로 바뀔 수도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면세점의 누적 매출액은 2조2446억원이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은 2조161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현재 양측의 격차는 800억원 수준으로 좁혀졌다.
외나무다리에서 라이벌이 만난 셈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차별화된 고객서비스와 공항공사와의 장기적인 비전을 사업제안서에 담아 제출했다"며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도 "입찰 공고를 면밀하게 검토해 참여했다"면서 "경쟁력이 잘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도 만만치 않다. 두 업체 모두 공항 면세점 운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서다. 면세점은 대표적인 '규모의 경제' 사업이다. 매출이 커야 더 많은 브랜드를 유치할 수 있다. 브랜드는 더 많은 소비자를 불러모아 규모를 키울 수 있다. 이런 선순환이 일어나야만 사업을 꾸준히 키워 나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라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롯데는 DF2 구역의 입찰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며 "DF2를 기존 DF1 등과 같이 운영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도 노림수"라고 말했다. 이어 "신라 역시 DF2 구역이 알짜 매장인 데다가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는 만큼, 사력을 다할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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