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3위' 롤모델 제친 손흥민, '아시아판 발롱도르' 1위 등극...7년 연속 수상+11년 동안 9번 획득
7년 연속+통산 9회 수상 쾌거
'우상' 호날두 제쳐
[포포투=오종헌]
손흥민이 '아시아판 발롱도르' 1위에 올랐다.
중국 '타이탄 스포츠'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2023 아시안 골든 글로브 어워즈에서 손흥민이 총점 231점을 획득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은 처음 시상이 진행된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1번 중 무려 9번이나 이 상의 주인공이 됐다. 또한 2017년부터 7회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손흥민은 이번에 김민재(197점)를 34점 차로 따돌렸다. 3위를 차지한 선수는 손흥민의 우상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호날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의 사우디 아라비아 리그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후보 대상에 포함됐지만 172점으로 손흥민과 59점 차 3위에 위치했다.
아시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 받는 손흥민이 '아시아판 발롱도르' 1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이자 에이스, 또한 토트넘 훗스퍼의 핵심 선수이면서 올 시즌 새롭게 주장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토트넘서 '맹활약' 손흥민, 올 시즌에는 새로운 주장으로
올여름 많은 변화가 있었던 토트넘이다. 무엇보다 사령탑이 바뀌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떠난 뒤 공석이었던 정식 사령탑 자리에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호주, 일본 등 아시아 무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다 2021년 셀틱에 부임하면서 유럽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빠르게 지도력을 입증했다. 부임 첫 시즌 만에 스코티시 프리미어십과 스코틀랜드 리그컵을 우승하며 더블(2관왕)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 역시 '도메스틱 트레블(국내 대회 3관왕)'을 기록했다. 리그, 리그컵은 물론 FA컵까지 모두 우승했다. 이에 토트넘이 관심을 드러냈고, 4년 계약에 합의했다.
그러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오랜 기간 토트넘의 중심을 잡아주던 두 명의 선수가 떠났다. 먼저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고, 10년 넘게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했던 위고 요리스가 토트넘 생활을 마무리했다. 전반기 동안 팀에 잔류했지만,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FC행이 확정됐다.
토트넘의 간판 스타이자 핵심 스트라이커였던 해리 케인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체제부터 주축 멤버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 케인은 오랜 기간 팀 득점의 대부분을 책임지며 이미 토트넘의 전설로 평가 받고있는 선수다. 그러나 시즌 개막에 앞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게 됐다.
그 이유는 커리어 때문이었다. 케인은 지난 시즌 리그 30골을 터뜨리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또다시 토트넘은 무관에 그쳤다. 이에 우승할 수 있는 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결심했다. 토트넘은 케인을 놓치고 싶지 않았지만 이미 돈보다 우승컵을 더 원했던 그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대체자를 찾던 뮌헨이 관심을 드러냈고, 마침내 영입에 성공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손흥민은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바로 토트넘의 주장이 된 것. 요리스가 떠났고, 프리시즌 기간 주장 완장을 찼던 케인까지 떠났기 때문에 새로운 리더가 필요했다. 결국 토트넘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우리 팀의 주장으로 임명됐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이기도 한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 입단 후 9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손흥민은 토트넘 홈페이지를 통해 "이 거대한 팀의 주장이 되어 정말 영광이다. 나는 이미 모든 선수들에게 경기장 안과 밖 어디에서든 스스로가 주장이라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즌이 다가오고 있고,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이 유니폼과 주장 완장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것이다"고 각오를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은 이미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그렇기 때문에 주장으로 매우 적합한 선수다. 모두들 그가 월드클래스라는 걸 알고 있고, 이미 라커룸 내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는 선수다. 손흥민은 팀 내에서 모든 그룹과 두루두루 어울린다. 단순히 인기 있는 성격이라 그런 게 아니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한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많은 걸 성취했기 때문이다"며 말했다.
현재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토트넘의 상승세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선수들뿐 아니라 팬들과도 함께 호흡하기 위해 원정 경기 킥오프 전에는 토트넘 팬 응원석쪽에서 선수들과 둥글게 원을 그리며 '허들'을 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본 현지 매체들은 손흥민의 리더십, 팀을 이끄는 능력에 대해 호평을 쏟아냈다. 그리고 주장이 되기 전부터 선수들을 알뜰하게 챙긴 리더십으로 팀 분위기를 좋게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원톱 역할까지 소화하며 케인이 떠난 상황에서 핵심 공격수로 제몫을 다하고 있다. 개막전부터 최전방에서 뛴 건 아니었다. 처음에는 히샬리송이 이 자리에 배치됐다. 그러나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히샬리송을 측면으로 돌리고,9월 초 번리와의 경기부터 손흥민을 원톱에 배치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최전방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완벽하게 증명했다.
이후에도 날카로운 결정력을 과시하고 있다. 아스널, 리버풀 등 강팀들을 상대로 모두 득점하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멀티골을 신고하며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그리고 리버풀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8월에 득점이 없던 손흥민은 9월에만 6골을 기록했다.
9월에만 6골 몰아친 손흥민, 통산 4번째 이달의 선수 선정
이에 힙입어 9월 이달의 선수상까지 수상했다. PL에서 9시즌을 보내고 있는 손흥민은 지금까지 이달의 선수상을 4번 수상했다. 2016년 9월, 2017년 4월, 그리고 2020년 10월이 마지막이었다. 이번 수상은 무려 3년 만에 쾌거였다.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리그 개막전에서 브렌트포드와 비겼다. 이후 연승 흐름을 타면서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2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첫 승을 신고한 뒤, 엄청난 기세로 개막 10경기 무패 행진(8승 2무)을 달성했다.
이후 위기가 있었다. 토트넘은 11월 초 첼시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특히 제임스 메디슨, 미키 반 더 벤 등 올여름 합류해 팀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선수들이 경기 도중 부상으로 이탈했고, 크리스티안 로메로, 데스티니 우도기는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악재가 속출한 끝에 첼시에 1-4로 패했다.
대패의 여파로 인해 토트넘은 이어진 4경기 연속 승리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선두를 달렸지만 기세가 꺾이며 순위도 다소 하락했다. 다행히 최근 분위기를 회복 중인 상태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4-1 대승을 시작으로 노팅엄 포레스트, 에버턴을 모두 격파하며 3연승을 기록했다.
다시나 브라이튼에 패배하며 기세가 꺾이는 듯했지만 본머스를 잡아내면서 2023년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손흥민 역시 해당 경기에서 리그 12호골을 넣으며 기분 좋게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
손흥민은 본머스전이 끝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올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안방에서 승점 3점을 얻었다. 정말 특별한 순간들이 많았고, 성장했던 한해였다. 현재 팀으로서 정말 기대되는 위치에 있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고, 멋진 2024년이 되길 바란다"고 영어로 메시지를 전했다.
그 다음에는 한국어로 "2023년 마지막 경기를 여러분 덕분에 행복하게 끝냈습니다 한국은 2024년이고, 영국은 아직 2023년인데 특별하고 행복한 2023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 한해 동안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사랑과 응원 덕분에 행복한 축구를 할 수 있었고, 그 행복한 축구 덕분에 여러분들이 잠시나마 행복하고 웃을 수 있었다면 그게 저의 2023 가장 큰 행복이였습니다. 2024년에도 이 행복이 저와 여러분 모두 함께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남겼다.
12월 이달의 선수 후보 등극! 전반기 베스트11까지
손흥민은 2023년 마지막 12월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현재 이달의 선수상 후보에 올라있다. 최근 8명의 선수가 공개됐다. 아놀드(리버풀), 마테우스 쿠냐(울버햄튼), 모하메드 쿠두스(웨스트햄), 마이클 올리세(크리스탈 팰리스), 마르코스 세네시, 솔랑케(이상 본머스), 그리고 손흥민이 선정됐다. 손흥민은 12월에만 리그에서 4골 4도움을 터뜨리며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만약 손흥민이 12월 이달의 선수상을 받을 경우 통산 5회 수상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게 된다. 로빈 반 페르시, 웨인 루니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고, 손흥민보다 수상 횟수가 많은 선수는 단 4명뿐이다.
이에 힘입어 앨런 시어러가 선정한 전반기 베스트11에도 당당히 포함됐다. PL 사무국은 지난 9일 시어러가 꼽은 리그 전반기 베스트11을 공개했다. 시어러는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에서 활약하며 PL 최다 득점자(260골)에 올라있는 레전드다.
전반기 최고의 감독은 아스톤 빌라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었다. 그리고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토트넘)가 지켰다. 손흥민의 동료인 비카리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위고 요리스의 대체자로 토트넘에 합류했다. 그리고 뛰어난 선방 능력으로 빠르게 팀 내 핵심 선수가 됐다.
4백은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 버질 반 다이크(이상 리버풀), 윌리엄 살리바(아스널), 데스티니 우도기(토트넘)가 짝을 이뤘다. 우도기 역시 지난해 여름 토트넘에 정식 합류한 선수다. 우디네세에서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이자 토트넘이 영입을 추진했다. 우도기 역시 토트넘 주전 레프트백으로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원에는 데클란 라이스(아스널)와 더글라스 루이스(아스톤 빌라)가 배치됐다. 그리고 공격진에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올리 왓킨스(아스톤 빌라), 제로드 보웬(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함께 손흥민이 이름을 올렸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노리는 손흥민, '아시아 발롱도르' 수상
현재 손흥민은 2022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참가하기 위해 잠시 토트넘을 떠나있다. 그는 최근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 선발 출전해 측면과 중앙, 최전방까지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며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64년 만에 아시안컵을 우승을 노리는 한국의 핵심적인 존재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판 발롱도르' 아시안 골든 글로브 어워즈 최종 1위에 오르며 겹사를 맞이했다.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33년 만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세리에A 베스트 수비수까지 수상한 김민재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투표 결과는 손흥민의 승리였다.
또한 손흥민이 우상으로 꼽은 호날두와의 경쟁에서도 승리했다. 호날두는 현재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축구 선수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알 나스르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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