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에서도 세계 청소년들에게 콘돔을 나눠줘야 하나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개막식과 빙상경기가 열리는 강릉올림픽파크 내에 16일 대회 공식 마스코트인 뭉초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어쩌면 콘돔은 성인 올림픽보다 청소년 올림픽에 더 필요한지도 모른다. 강원 청소년 동계올림픽에서도 콘돔을 나눠줘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오는 19일 개막하는 2024 강원 청소년동계올림픽에는 79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서 온 13∼18세 청소년 1803명이 참가한다. 이미 청소년올림픽에서 콘돔 배포를 목도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연합뉴스 질의에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도) 당연히 나눠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화·체험·교육 올림픽을 표방하는 청소년올림픽은 참가 선수들에게 성인올림픽처럼 콘돔을 무료로 배포해왔다. 2018 부에노스아이레스 하계 청소년올림픽에서 조직위원회와 IOC는 안전한 올림픽을 위해 선수 4000명에게 콘돔 14만4000개를 배포했다는 보도도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에 따르면, 2020 로잔 동계 청소년올림픽에서도 조직위가 선수촌에서 콘돔을 나눠줬다. 강원 청소년 올림픽에도 콘돔을 나눠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체육회 관계자들은 청소년올림픽 기간 강릉원주대 캠퍼스에 마련된 선수촌에서는 콘돔 배포 공지나 장소 정보를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국 선수단 의료 지원팀 관계자도 이에 대한 정보를 접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선수촌에서 콘돔을 나눠준 대회는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이었다. 당시 서울올림픽 조직위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으로부터 선수를 보호하자는 취지로 콘돔 8500개를 나눠줬다. 이후 올림픽에서 콘돔 배포는 전통이 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서 조직위는 무려 45만개를 배포하기도 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역대 동계 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콘돔 11만개가 제공됐다. 콘돔은 대회 기간 안전한 성생활을 위한 용도도 있지만, 주로 대회 후 집으로 갖고 가서 지인들에게 나눠주라는 선물용의 의미도 담고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