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제1의 총선 전략은 ‘이재명 때리기’

조미덥·이두리·조문희 기자 2024. 1. 1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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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업무 복귀 맞춰 권익위·감사원 발표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 당 공세 수위도 높아져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7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정부·여당이 연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때리고 있다. 이 대표가 피습을 당한 후 공격을 잠시 멈춘 듯 했지만 이 대표의 당무 복귀에 맞춰 국민의힘과 정부 사정기관이 일제히 공세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여당의 주요 총선 전략이 ‘이재명 리스크’ 키우기임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이 대표의 건강 회복과 당무 복귀를 환영한다”면서도 “이 대표는 말로만 혁신을 외치지 말고 국민의힘의 정치개혁안에 답해주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특히 “법으로도 펜으로도 죽여보고 안되니 칼로 죽이려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는 이 대표의 이날 발언을 두고 “분열을 조장하는 변함없는 모습에 안타깝다”며 “국민의 정치 혐오를 가중시킬 뿐”이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의 해당 발언을 두고 기자들에게 “그 정도면 망상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칼로 누가 죽이나, 제가? 국민의힘이? 아니면 국민들이?”라고 되물으며 “정치적으로 무리하게 해석하는 건 평소 이 대표다운 말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전날 내놓은 공천 규칙에 대해선 “이번 공천은 다시 이런 민주당 개딸 전체주의가 4년 반복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취임사에서 “이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세력과 개딸 전체주의와 결탁해 자기가 살기 위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고, 그 다음날 “민주당에 왜 검사도 아니고 검사 사칭한 분을 절대존엄으로 모시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하는 등 취임 초부터 이 대표와 각을 세웠다. ‘검사 대 피의자’ 구도로 총선을 치르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일 이 대표가 피습을 당한 후 이 대표 때리기는 잦아들었지만 지난 10일 부산에서 이 대표 헬기 이송 논란에 대해 “응급의료체계의 특혜, 구멍에 대해 국민이 많이 분노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 업무 복귀가 가까워져 오자 공세 수위는 다시 높아졌다. 한 위원장은 전날 이 대표 지역구가 있는 인천 계양구의 한 호텔에서 이 대표의 상대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소개했다. 그는 “지금 이 대표의 민주당은 과거의 민주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은 이 대표를 “국회를 자기 살기 위한 방탄막으로 만드는 ‘돌덩이’”로 표현하며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고 했다.

정부 사정기관들도 전날부터 이 대표를 겨냥한 조사를 시작하거나 조사 결과를 내놨다. 감사원은 이날 경기도가 지역화폐 운영대행사의 선수금 운용을 인지하고도 방치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 이 운영대행사가 별도 보고나 승인 없이 채권에 투자한 금액이 연평균 2261억원, 사업 확장을 위해 유상증자에 쓴 선수금이 100억원 수준이었다. 감사원은 ‘쌍방울 대북 송금’ 검찰 수사로 이어진 경기도의 남북교류협력사업에 대해서도 보조사업자의 보조금 부당 집행이 의심되는데도 사업 기간을 연장해줬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3~5월 경기도 정기감사를 진행했는데, 대상 시기가 2018~2022년으로 이 대표의 경기지사 재직 시기와 겹쳤다. 감사 결과 보도자료에서는 이 대표의 역점 사업이었던 지역화폐와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주요한 결과로 배치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보도자료는 지난주부터 계획돼 있었다”며 “이 대표 업무 복귀 날에 맞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전날 이 대표가 피습 후 헬기를 타고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전원하는 과정에 부정청탁과 특혜 제공이 있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다수의 신고가 있었다”면서 “높은 국민적 관심과 알 권리를 고려해 신고 접수 및 조사 착수를 국민에게 공지한다”고 밝혔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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