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대피소에 책 보내지 마세요”…일본 도서관협회의 호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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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규모 7.6 강진이 발생한 데 따른 피해 복구가 한창인 가운데, 선의로 피난소에 보낸 책이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는 호소가 나왔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만들어진 재해 정보 사이트 '세이브 엠엘에이케이(SaveMLAK)'에도 "피해 지역에 책을 보내지 말자"는 공동 선언문이 올라와 있는 것을 17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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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규모 7.6 강진이 발생한 데 따른 피해 복구가 한창인 가운데, 선의로 피난소에 보낸 책이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는 호소가 나왔다.
일본도서관협회는 지난 11일 공식 누리집에 ‘재해 지역 도서관에 대한 지원을 고려 중인 분들께 드리는 부탁 말씀’이라는 제목의 공지 글을 올렸다. 협회는 “피해 지역에 책을 보내지 말 것”, “피해 지역에 직접 문의하는 일을 삼갈 것”, “피해 지역에 관심을 갖고, 당신이 보낼 수 있는 지원을 보낼 것” 등을 당부했다.
협회는 특히 “피해 지역, 특히 피난소에 긴급 구호 물자의 일환으로 책을 보내는 행위를 멈춰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비롯해 지금까지 있었던 여러 재해 상황에서 (피난소로 보내지는 책은) 둘 곳도 없고, 이용자들의 독서 수요와 일치하지 않는 등 골칫덩이였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피해 지역에서 요청이 있을 경우 협회가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등 협력할 계획이니, 그 전까지는 책을 보내지 말아 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스즈키 타카시 일본도서관협회 부회장은 17일 뉴스채널 에이엔엔(ANN)에 “책이 대량으로 도착하면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누군가가 정리 작업을 해야 한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피난소로 온 책들 가운데 10년이 걸려서야 겨우 처분된 경우도 있다. (초등학교의) 빈 교실을 책이 계속 점거해야 하는 상황도 생겼다”고 말했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만들어진 재해 정보 사이트 ‘세이브 엠엘에이케이(SaveMLAK)’에도 “피해 지역에 책을 보내지 말자”는 공동 선언문이 올라와 있는 것을 17일 확인할 수 있다. 이 선언문은 재해 피해 지역에 함부로 책을 보내선 안 되는 이유를 보다 상세하게 소개했다.
선언문은 “소중한 사람에게 낡은 책을 선물하지 않듯, 재해 피해자들에게도 지나치게 낡은 책을 보내지 말자”면서 “낡은 책은 피해 지역의 위생 상태에 따라 감염병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재해 피해 지역에도 책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선의로 보내지는 대량의 책이 그 지역 서점 등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으니 새 책을 보내는 일도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튀르키예에 강진이 발생한 지난해 2월 국내에서도 사용감이 지나치게 많은 중고 의류 등이 관련 단체에 쇄도해 논란이 인 바 있다. 당시 주한튀르키예대사관은 “보건 의료체계가 붕괴해 입거나 쓰던 중고 물품이 전해지면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중고 물품은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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