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후추위, 부적격 논란 확산… 캐나다 이어 ‘中 호화 출장’ 추가 고발 당해
포스코그룹(POSCO홀딩스)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17일 내·외부 후보군(롱리스트)’ 18명을 확정하는 등 인선 절차를 강행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후추위에 참여하는 사외이사들이 캐나다에 이어, 중국 등 ‘호화 출장’ 의혹으로 경찰에 추가 고발되면서 부적격 논란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KT 사태’ 때처럼 포스코 이사진 전원을 교체하는 등 차기 회장 인선 절차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포항 지역 시민단체인 ‘포스코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17일 최정우 회장과 사내·외 이사 등 8명을 업무상 배임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캐나다 호화 출장 고발 건에 이은 두 번째 고발이다. 범대위는 포스코 사외이사들이 2019년 중국에서도 이사회를 열어 호화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참석자들은 중국 베이징(北京)에 머무는 동안 최고급 호텔에 숙박하고 백두산산 송이버섯, 러시아산 털게, 최고급 와인을 곁들인 고가의 식사를 한 것은 물론, 백두산 관광을 위해 별도의 전세기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회장을 비롯한 사내·외 이사 16명은 지난해 8월 캐나다에서 5박 7일 동안 6억8000만 원의 회삿돈을 들여 이사회를 다녀온 것과 관련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경찰에 입건된 바 있다.
문제는 심판 역할을 해야 할 후추위 소속 이사들이 모두 경찰에 입건되거나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또 사외이사 7명은 모두 최 회장 재임 중 선임(6명) 또는 연임된 인사들이다. 경찰이 일부 사외이사에 대해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는 것도 해외 이사회가 최 회장의 연임을 위한 접대성이 있었던 게 아닌지를 의심하고 있다.
지난해 말 포스코 이사회는 현직 회장의 이른바 ‘셀프 연임’ 규정을 없애는 등 회장 선출 절차를 변경하면서 최 회장이 자연스럽게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됐다. 또 후추위 인사들과 함께 캐나다, 중국 호화 출장을 다녀온 사내이사와 임원 등의 경우, 유력한 차기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도덕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후추위가 인선 작업을 강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후추위는 “위원 모두가 엄중한 상황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고,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번 겸허한 자세로 지적을 받아들인다”라면서도 “(CEO 인선의) 막중한 임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는 것이 후추위의 최우선 책임임을 인식하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후추위는 이날 위원 전원이 참여한 가운데 6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후추위에서는 지난 5차 회의에서 외부 평판 조회 대상자 15명에 대한 조회 결과를 회신받아 심사했으며, 이중 ‘외부 롱리스트’ 12명을 결정하고 추가 심사를 통해 ‘내부 롱리스트’ 6명을 포함한 ‘내·외부 롱리스트’ 18명을 확정했다.
다만, 후추위는 이날 세부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 내부 후보군이 1명 줄어든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하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후추위가 사실상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백지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포스코 내부에서도 ‘호화 접대를 받은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후추위가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순위 5위의 대기업인 포스코그룹의 수장을 경찰에 입건까지 된 인물들이 심사하고 선출한다는 것은 논란이 될 수 있다”라며 “포스코와 함께, 대표적인 소유분산기업(지분이 쪼개져 있어 주인이 없는 기업)인 KT 사례를 봤을 때 후추위 구성과 명단 비공개, 비공모 방식 등 절차가 추가로 개선되지 않을 경우, 국민연금이 추가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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