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단체, 류희림 방심위원장 ‘업무방해·이해충돌법 위반’ 고발

강한들 기자 2024. 1. 1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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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새언론포럼 관계자들이 17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 앞에서 야권 추천 방심위원 해촉 규탄과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셀프 민원’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4.01.17 문재원 기자

문화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새언론포럼 등 시민단체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7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류희심 방송심의위원장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방심위원들의 업무를 방해하고, 신고자에게 불이익 조치를 했다는 이유다. 단체들은 고발장을 서울 남부지검에 우편으로 발송할 계획이다.

단체들은 류 위원장이 형법상 업무방해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의 혐의가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지난달 23일 익명의 신고자가 국민권익위원회에 낸 신고서를 보면, ‘뉴스타파의 녹취록을 인용한 방송사들을 심의해달라’라는 민원 중 다수는 류 위원장의 가족, 지인 혹은 관련 단체가 신청한 민원이었다. 민원 신청도 특정 시기에 몰렸다. 민원 내용과 구조가 흡사하고, 오타까지 같은 민원을 넣은 사람도 10명이 넘었다.

지경규 언론노조 방심위 지부 사무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방심위 민원은 방송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스스로 의사 결정에 따라서 신고하는 것을 말한다”라며 “특정 프로그램에 대해 수백 건의 민원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민원 내용이 서로 유사한 것은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고 글 쓰는 문체가 다르므로 정말 힘겨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단체들은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한 방송에 대한 심의’는 위원장만의 업무가 아닌, 위원 전체의 업무라서 업무 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발장에는 “피고발인(류 위원장)은 위계로써 다른 방심위 위원들로 하여금 피고발인이 사주한 민원들이 진정한 민원이라고 오인, 착각하게 했고, 위원들은 뉴스타파 관련 진정한 민원 만이 신청된 것을 전제로 긴급 심의 안건으로 상정하고 심의했다”라며 “방심위원들이 긴급 심의 안건으로 상정, 심의하지 않아도 될 것을 하게 함으로 업무를 방해한 것에 해당한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류 위원장이 신고인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고, 내부 감찰반을 꾸린 것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이라고 봤다. 이해충돌방지법은 해당법 위반행위가 발생했거나,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권익위 등에 신고할 수 있고, 신고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불이익조치란 직무에 대한 부당한 감사도 포함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추천했던 옥시찬, 김유진 방심위원 해촉 건의안을 재가했다. 앞서 류 위원장을 비롯한 여권 추천 방심위원 4명은 지난 12일 야권 추천인 두 위원의 해촉 건의안을 의결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야권 추천 위원 2명이 또 해촉당하면서 방심위는 최소한의 독립성과 균형성을 완전히 상실해버렸다”라며 “이동관 방통위 체제에서 대통령 추천 두 사람만 남겨 놓고 파행 운영한 것과 같이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위해 합의제로 운영돼야 할 기구가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전부 망가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 지금까지 이런 방심위는 없었다···합의제 기관에서 전례 없는 정부·여당 폭주
     https://www.khan.co.kr/national/media/article/202401141655001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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