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줄줄이 터지는 바이오 M&A… 한미·레고켐 다음은
OCI그룹, 한미약품과 통합키로
유한양행·SK바이오팜 등도 염두
한미약품, 레고켐바이오에 이은 다음 M&A(인수합병)는 어디서 터져나올 것인가.
국내 대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제약바이오 산업에 주목하면서 연초부터 M&A가 잇따르는 가운데 다음 발표는 어디서 나올지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제과업체 오리온은 5485억원을 투자해 레고켐바이오의 지분 25.73%를 취득하기로 했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현물 출자,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한 그룹 간 통합에 합의했다.
제과업을 한 오리온과 에너지·소재업을 해온 OCI가 제약·바이오기업과 통합하는 목적은 기업 간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오리온이 큰 자금을 들여 바이오산업에 투자한 이유도 이전부터 바이오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아왔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10월 오리온홀딩스는 중국 산둥루캉의약의 합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1년 3월 산동루캉하오리요우라는 합자법인을 설립하고 대장암 체외 진단 임상 2상에 들어갔다. 한국에서는 지난 2022년 12월 하이센스바이오와 협력해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레고켐바이오 지분 인수로 글로벌 빅파마들이 주목하고 있는 ADC 항암 치료제 시장에도 진출하게 됐다. 레고켐바이오는 2005년 설립해 ADC기술과 합성신약 분야에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삼중음성 유방암, 대장암 등 고형암 대상 ADC 치료제 후보물질 'LCB84'를 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텍에 최대 17억 달러(2조2400억원)에 기술이전하기로 협약을 맺기도 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기술 이전 계약은 총 13건으로, 기술이전료만 8조7000억원에 달한다. 존슨앤드존슨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헬스케어 투자 포럼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레고켐바이오로부터 LCB84를 이전받은 것을 지난해 주요 성과 중 하나로 발표하기도 했다.
앞서 OCI그룹도 한미약품과 통합을 통해 제약 산업 진출을 알렸다. 한미약품그룹의 OCI그룹과의 통합작업은 공시에 따르면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약 27%를 인수하고,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의 지분 약 10.4%를 취득하는 조건이다.
한미사이언스의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사장은 창업주인 임성기 회장 타계 후 약 5400억원 규모의 상속세 문제로 OCI에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도 임주현 사장의 경영권 유지를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두 건(한미약품, 레코켐바이오)의 거래는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진행된 계약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특성상 영업이익으로 수익이 창출되더라도 이익 내에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미약품과 레고켐바이오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기보다는 안정적 투자를 위한 자금을 수혈함으로써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신약개발 기반을 마련하는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공격적 M&A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한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M&A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바이오 투자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미국 나스닥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항암제뿐 아니라 새로운 모달리티(치료접근법) 기반의 공격적인 파이프라인 도입을 검토 중이며, 그 과정에서 M&A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는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50위권에 진입하려면 지금 할 일은 공격적으로 M&A를 하는 것"이라며 적극적인 M&A 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이종간 합종연횡은 대규모 임상 투자가 필요한 제약바이오 기업과, 미래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는 타 산업 기업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결과"라며 "이종기업간 통합의 성공사례가 나올 경우 전통 제약회사와 유망 바이오벤처에 대한 M&A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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