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승리 연설 끊은 일부 美언론…이유는 ‘반(反)이민 발언’

이청아 기자 2024. 1. 1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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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1위를 했지만 CNN, MSNBC 등 일부 언론이 그의 승리 연설을 중계하지 않거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대폭 줄여 논란이 일고 있다.

매도우 앵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여과 없이 생중계하지 않기로 한 데는 이유가 있다"고 운을 뗀 뒤 "언론이 거짓을 보도하는 데는 비용이 따른다. 이에 그의 연설을 중계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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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 코커스 직후 주도 디모인에서 열린 ‘코커스의 밤’ 파티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커스에서 득표율 51%를 기록하며 다른 후보자들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그는 승리 연설에서 “(미국)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공화당과 민주당이 함께하길 바란다”며 화합의 메시지를 냈다. 디모인=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1위를 했지만 CNN, MSNBC 등 일부 언론이 그의 승리 연설을 중계하지 않거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대폭 줄여 논란이 일고 있다. 두 언론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이민자를 향한 막말을 퍼붓고 2020년 대선 결과가 사기라는 허위 주장을 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나 일각에서는 “언론의 공정성을 상실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MSNBC는 이날 1위를 확정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리는 수백만, 수천만 명이 미국으로 몰려드는 ‘침공’을 겪고 있다”며 반(反)이민 발언을 시작하려 하자 중계를 끊고 앵커 레이철 매도우가 등장하는 화면으로 전환했다.

매도우 앵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여과 없이 생중계하지 않기로 한 데는 이유가 있다”고 운을 뗀 뒤 “언론이 거짓을 보도하는 데는 비용이 따른다. 이에 그의 연설을 중계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이 결정은 악의에 의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좋아하는 결정도 아니다”라며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CNN 또한 같은 발언 당시 제이크 태퍼 앵커가 방송에 끼어들게 했다. 화면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대폭 줄여 사실상 발언이 들리지 않게 했다. 태퍼 앵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이민 발언을 반복하는 것을 들으실 수 있다”고 비판적으로 논평했다.

진보 성향이 강한 두 언론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시절에도 사사건건 충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CNN을 눈엣가시로 여겨 이 회사 소속 백악관 출입기자의 질문을 금하거나 그의 출입을 막아 논란을 불렀다.

다만 보수 성향 폭스뉴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을 중단한 적이 있다. 폭스뉴스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주에서 연설을 갖고 부정선거 주장을 펼치자 중계를 중단했다. 당시 폭스뉴스 앵커는 “그의 발언은 거짓이 많다. 2020년 대선은 조작되거나 도난당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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