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남매의난’ …오너2세 장남 임종윤, 차녀 임주현에게 밀리는 형세
임종윤 사장 “가처분 신청하고 경영권 확보”
주요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의중 중요해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한미약품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경영권 분쟁주로 떠올랐다.
한미약품 창업자인 고 임성기 회장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미래전략 사장이 어머니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여동생 임주현 한미약품 글로벌전략 HRD 사장에 대항해 경영권을 가져오고자, 지분 확보를 예고해서다. 한미약품 그룹은 아직 오너2세 경영계승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17일 한미사이언스 종가는 4만9850원으로 지난 12일 종가(3만8400원) 대비 26% 높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이 지난 12일 통합을 발표한 후 나타난 현상이다.
이번 계약은 이우현 OCI 회장과 송영숙 회장, 임주현 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OCI홀딩스는 유상증자, 신주발행, 송영숙 회장 주식 양수도 등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7703억원에 인수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유상증자로 자본 2400억원을 확충했다. 또한 송영숙 회장, 임주현 사장이 OCI홀딩스 지분 약 10.4%를 취득했다.
이번 통합으로 OCI그룹 지주사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보유하는 최대주주로서 통합그룹 지주사가 된다.
이렇자 임종윤 사장도 대응에 나섰다.
임종윤 사장은 지난 15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통합에 대한 가처분 신청은 조만간 이뤄질 예정이며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계획을 1분기 내로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간 계약이 경영권 분쟁상황에서 이뤄진 3자 배정 유상증자이기에 법적 효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임종윤 사장은 경영권 확보를 위해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와 접촉해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선다.
무엇보다 고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이자 주요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1.52%) 지지가 절실하다.
현재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1.12%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남동생 임종훈 한미약품 경영기획부문 사장(6.59%)을 비롯한 친척 등 지지를 기반으로 우호 지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제약업계에선 임종윤 사장에게 다소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약품 오너 2세 간 경영권 분쟁에 끼어들 가능성이 낮아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오로지 투자 목적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취득한 경우이기에 굳이 누군가 편을 들기보다는 중립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양 그룹 통합이 무산될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으로, 양 그룹 간 통합이 무산될 가능성은 없다”며 “지속적으로 임종윤 사장과 만나 이번 통합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이번 통합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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