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성폭행으로 인질들 임신 가능성”…끔찍 시나리오 대비하는 이스라엘

김명일 기자 2024. 1. 1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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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한 여성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들의 사진 포스터를 게시판에 붙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인 수백명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납치돼 인질로 끌려간 가운데, 이스라엘에서는 일부 여성 인질들이 성폭행으로 인해 임신했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 포스트 보도 등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 당국은 의료진의 자문을 받아 일부 여성 인질들이 임신했을 경우 향후 어떤 방식으로 대응을 해야 하는지 논의 중이다.

매체는 인질로 붙잡혔다 풀려난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여성 인질들은 감금당한 기간 동안 성폭행 등 성적 폭력을 당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벌써 100여일이 지났기 때문에 일부 여성 인질은 임신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의료진은 임신한 여성 인질들이 열악한 위생 때문에 심각한 위험에 놓여있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테러리스트의 성폭행으로 임신한 여성 인질이 겪을 심리적 트라우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스라엘 산부인과 전문의인 탈 비론-셴탈 교수는 “국가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인질들이 끔찍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하는 것”이라며 “임신부는 자연스럽게 태아에게 애착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태아가 자신의 가족을 살해하고 자신을 성폭행한 테러리스트의 아이라면, 그 감정적 충격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여성이 성폭행으로 인해 임신했을 경우에는 임신 주수와 상관없이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탈 비론-셴탈 교수는 “테러리스트의 아이를 임신한 여성 인질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며 “우리는 여성 인질이 그러한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스라엘 공중보건의사협회의 하가이 레빈 박사는 “포로 생활이 길어짐에 따라 임신을 중단시키는 작업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 질 것”이라면서 “오염된 환경과 스트레스, 의료진의 부재는 끔찍한 심리적 측면을 고려하기도 전에 산모에게 임신 합병증 등의 위험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납치한 뒤 현재까지 억류 중인 이스라엘 10대 소녀들의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인질이 된 10대 딸의 석방을 기다리는 한 남성은 “풀려난 인질들로부터 (하마스의) 성적 학대에 대해 들었다”면서 “아버지로서 이런 일을 상상하기란 매우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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