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삶 선물하고 세상 떠난 '30년 무사고 택시 기사'

신심범 기자 2024. 1. 1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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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이상 무사고로 택시를 몰며 가정에 헌신했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70대 택시 기사가 장기 기증으로 한 명의 삶을 지켜낸 뒤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김인태(72) 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한 뒤 세상을 떠났다고 17일 밝혔다.

젊은 시절 야구용품 제조사에서 20년 넘게 일한 김 씨는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발견되기 전인 지난해 9월까지 30년 넘게 일한 택시 기사로, 사고 한 번 낸 적 없는 '무사고 운전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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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이상 무사고로 택시를 몰며 가정에 헌신했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70대 택시 기사가 장기 기증으로 한 명의 삶을 지켜낸 뒤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16일 동아대병원에서 간장을 기증한 김인태(72) 씨와 아내 최순남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김인태(72) 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한 뒤 세상을 떠났다고 17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달 16일 부산 동아대병원에서 자신의 간장을 기증했다.

기증원에 따르면 김 씨는 건강검진에서 신장 이상이 발견돼 지난해 10월부터 복막투석관 삽입 수술을 받고 투석을 시작했다. 그러다 김 씨는 지난달 3일 자택에서 목욕 뒤 뇌출혈로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김 씨는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해 뇌사에 빠졌다.

김 씨의 아들 영만 씨는 “다른 기증자 가족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아버지 마지막 가시는 길에 조금 더 좋은 일을 하시고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아버지 몸의 일부라도 다른 분한테 가서 그분이 건강하게 살아서 좋은 인생을 지내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기증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김 씨의 아내 최순남 씨는 친오빠가 어릴 적 홍역을 앓고 언어 장애를 가졌는데, 아프고 힘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늘 그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품어왔다고 한다.

김 씨는 경남 산청군에서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생전 그는 남에게 싫은 소리는 못 하는 선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아내 최 씨는 “아주 성실했고 살면서 부부 싸움 한 번 해본 적이 없다. 아이들한테도 소리를 질러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젊은 시절 야구용품 제조사에서 20년 넘게 일한 김 씨는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발견되기 전인 지난해 9월까지 30년 넘게 일한 택시 기사로, 사고 한 번 낸 적 없는 ‘무사고 운전사’였다. 김 씨는 또 낚시를 좋아해 주말이면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보냈다. 아들 영만 씨는 “지난달 11일 아버지와 낚시를 가기로 약속했는데 결국 못 가고 돌아가셨다”고 안타까워했다.

아내 최 씨는 “하늘나라에서는 건강한 몸으로 아프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지내요. 우리 걱정하지 말고, 함께 했던 시간 고마웠고 감사했어요”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아들 김씨도 아버지에게 감사와 사랑을 전하며 특히 아버지의 간장을 기증받은 사람에게 “이제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아가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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