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핵 용인 가능”…한일 우려 커지는 '트럼프 리스크' 현실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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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 최고위 안보참모가 북한 같은 권위주의 세력이 아무리 국제 질서를 위협해도 자유주의 동맹국들이 단결해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설파했다.
그러나 당장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기면 북한이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되고 한국 등 미국의 역내 동맹국은 안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현실론도 민간에는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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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집권 가능성에 민간선 냉정 분석
미국 백악관 최고위 안보참모가 북한 같은 권위주의 세력이 아무리 국제 질서를 위협해도 자유주의 동맹국들이 단결해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설파했다. 그러나 당장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기면 북한이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되고 한국 등 미국의 역내 동맹국은 안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현실론도 민간에는 적지 않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최근 전쟁 등으로 불안정한 세계 정세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홍해에서 민간 선박 공격을 중단하지 않고 있는 예멘 친(親)이란 세력 후티 반군 등을 세계적 도전으로 꼽은 뒤 “북한 같은 다른 위협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보스포럼은 매년 1, 2월 저명한 기업인, 학자, 정치가 등이 모여 세계 경제를 논의하는 국제 민간 회의다.
설리번 보좌관은 그러나 이런 도전과 위협이 있어도 자신은 낙관한다며 그 이유로 긴밀한 동맹 네트워크를 거론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권위주의 세력)이 폭력과 강압을 통해 국제 시스템을 약화시키려 하면 할수록 우리 동맹 및 파트너들은 더 가까워진다”며 “이것은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같은 지도자들이 풀 수 없는 패러독스(역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같은 날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에서는 냉정한 분석이 나왔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이날 CSIS가 개최한 ‘2024 인도태평양 전망’ 세미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할 가능성이 있는지와 관련해 “(트럼프 입장에선 핵 용인이)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에서 그렇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이 구상(북핵 용인)은 트럼프가 너무 비싸다고 싫어하는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의미하는 것 같다”며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개념 자체가 한국과 일본 등 역내 국가의 자국 안보 접근 방식에 큰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이 북핵 동결을 해결로 포장하고 한미훈련 축소 등으로 역내 안보에 자국이 투입하는 비용을 줄일 경우 한국·일본 등 미국 동맹의 안보전략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국방비를 증액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은 물론, 자체 핵 보유 필요성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많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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