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맛있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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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등장하는 음식은 작품의 역사적 배경을 보여줄 뿐 아니라, 독자를 매료하고 상상력에 불을 댕긴다.
이 책은 저자가 어린 시절 읽은 '작은 아씨들'부터, 오늘날의 현대 문학과 '모비 딕'과 같은 서양 고전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 속의 음식과 그것이 등장한 사회적, 역사적 맥락을 두루 살핀다.
저자는 음식 비평과 저널을 통해 그간 꾸준히 살펴 온 이 같은 지식과 통찰을 문학에 적용해 전혀 가볍지 않은 문학 속 음식 이야기들을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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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등장하는 음식은 작품의 역사적 배경을 보여줄 뿐 아니라, 독자를 매료하고 상상력에 불을 댕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식사 장면을 읽다보면 문득 한밤중 라면 물이라도 올리게 되고, 로빈슨 크루소가 섬에 난파당한 후 배가 가라앉기 전 음식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에서 그의 애타는 심정에 동조하게 된다. 문학과 음식에 관한 재미를 느끼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책이 나왔다.
한국 식문화 도서의 새로운 장을 열어 온 음식 평론가인 저자가 쓴 신간 ‘맛있는 소설’은 수많은 고전과 현대 소설 속의 음식 이야기를 심도 깊게 풀어낸 에세이다.
이 책은 저자가 어린 시절 읽은 ‘작은 아씨들’부터, 오늘날의 현대 문학과 ‘모비 딕’과 같은 서양 고전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 속의 음식과 그것이 등장한 사회적, 역사적 맥락을 두루 살핀다. 레몬은 물론 바나나조차 귀했던 1980년대생이 읽은 작은 아씨들 속 ‘절인 레몬’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허먼 멜빌이 쓴 ‘모비딕’에서 인간들의 무분별한 남획으로 어종 씨가 말라가는 해양 생태계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저자가 음식과 문학의 결합을 보여주기 위해 꼽은 작품은 다양하다. 저자는 책 속에서 가장 빛났던 음식을 꼽을 때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자크 디네센의 ‘바베트의 만찬’, 미국 남부 거주 흑인들의 고픈 심신을 달랬던 ‘소울 푸드’ 와 앨리스 워커 ‘컬러 퍼플’, 미국 교포들이 일궈낸 미국식 한국 음식 이야기와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이창래의 ‘영원한 이방인’, 채식에 대한 고민과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 등을 소개한다.
음식 이야기에는 즐거움과 행복감, 때로는 위로가 담겨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에서 임종을 앞둔 미도리의 아버지가 먹는 싱싱한 오이의 맛은 심플하면서도 정확하게 삶과 생명력의 느낌을 전한다. 김애란의 ‘칼자국’은 눈 오는 날 먹는 한 그릇 따끈한 칼국수에 담긴 사람들의 기억을 불러 온다. 프랑스 혁명으로 인해 도망쳐 온 자신을 받아준 시골 사람들에게 전 재산을 털어 프랑스 코스 요리를 차려낸 여성 셰프 바베트의 만찬은 사람들에게 황홀함과 나눔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저자는 각각의 작품이 보여주는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를 오가면서, 갖가지 음식에 담긴 소중한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음식은 한 나라의 역사와 전통, 문화와 사회적 인식이 담긴 일종의 주요 지표다. 우리가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않고, 어떻게 먹는지 살피면 우리의, 혹은 다른 세상의 내면과 외피를 들여다본다. 저자는 음식 비평과 저널을 통해 그간 꾸준히 살펴 온 이 같은 지식과 통찰을 문학에 적용해 전혀 가볍지 않은 문학 속 음식 이야기들을 전개한다.
이용재 지음ㅣ민음사ㅣ292쪽ㅣ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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