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한국서 심한 PF 부실 … 이젠 글로벌 기준 맞출 때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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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T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에 반해 국내 부동산 PF는 건설사의 신용도에 기반한 준공보증 또는 사업주의 제한 없는 추가자본금 납입보증을 관행적으로 요구한다.
기형적이고 후진적인 국내 프로젝트 파이낸스 금융시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한국도 PF 대출이 건설사 또는 사업주의 신용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의 미래 현금흐름을 담보로 엄격한 실사를 통해 평가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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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T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국내 시공순위 상위권 건설사의 워크아웃 신청에 건설업계는 큰 충격을 받았다. 이 건설사는 3조원이 넘는 과도한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보증을 한 상태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를 맞자 원리금 상환을 감당하지 못할 상황에 이르렀다.
PF는 개별 프로젝트 자체의 사업성 또는 미래 현금흐름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방식을 일컫는다. 도로, 철도, 발전소 등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는 인프라스트럭처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금융기법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만 PF에 의한 건설사 위기가 부각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PF를 기반으로 성장한 국내 PF 시장의 기형적 구조 때문이다. 글로벌 PF 시장에서는 금융기관이 프로젝트의 사업성 분석을 위해 자체 전문가 집단을 보유하고, 외부 자문사를 활용해 사업주의 자문사와 공동으로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검증과 실사를 진행한다.
이에 반해 국내 부동산 PF는 건설사의 신용도에 기반한 준공보증 또는 사업주의 제한 없는 추가자본금 납입보증을 관행적으로 요구한다. 금융기관은 건설사가 제공한 보증을 믿고, 사업성 평가를 간과해 부실대출을 양산한다. 건설사는 무리한 PF 보증에 따른 우발적 채무가 증가해 건설 경기가 악화될 때마다 급격한 자금경색에 시달리는 것이다.
기형적이고 후진적인 국내 프로젝트 파이낸스 금융시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한국도 PF 대출이 건설사 또는 사업주의 신용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의 미래 현금흐름을 담보로 엄격한 실사를 통해 평가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건설사나 사업주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여하는 관행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책임준공확약, 초과사업비 납입보증 등 사업주의 신용에 의한 과도한 책임을 지는 구조는 사업비 증가, 우발적 채무 증가 등을 통해 다른 사업에도 연쇄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사업주와 금융사의 사업성 평가 및 리스크 관리 역량 배양도 절실하다. 사업주는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통해 건실한 사업을 제안하고, 금융사는 프로젝트 평가 역량을 기반으로 사업성 분석과 평가를 엄격하고 철저하게 진행해 검증된 사업의 미래 현금흐름에 기반한 PF 대출을 진행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PF 방식이 계속된다면 사업주나 건설사의 신용도에 의존한 부실 검증과 대출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경기가 나빠질 때마다 건설사의 위기가 반복되고 부실대출을 실행한 금융사의 손실 등으로 금융시장 경색이나 실물경제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국내 PF 금융시장의 모든 방식을 글로벌 PF 기준으로 신속히 선진화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국가 인프라 사업에도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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