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렜던 이차전지, 이젠 울컥”…새해들어 연일 물량 던지는 기관들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4. 1. 1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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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투자자들이 올해 국내 증시에서 벌써 7조원가량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에 국내 증시도 좀처럼 1월 효과를 받지 못하고 있다.

17일 증권가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국내 증시에서 6조9596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삼성전자를 3조2634억원 어치 팔아치워 전체 매도 금액 가운데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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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대전연구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기관 투자자들이 올해 국내 증시에서 벌써 7조원가량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에 국내 증시도 좀처럼 1월 효과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난해 국내 증시를 주도하던 이차전지 관련주를 보는 증권가의 전망까지 암울해지면서 기관들이 발 빠르게 팔아치우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증권가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국내 증시에서 6조9596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가 각각 6조1453억원, 1조517억원을 사들인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연초부터 국내 증시에선 기관의 이탈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기관은 지난 10일부터 전일까지 5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나흘 연속 순매도를 지속한 바 있는데 올해 증시가 막을 연 이후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일 강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기간 기관이 순매도한 종목을 살펴보면 가장 많이 팔아 치운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기관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삼성전자를 3조2634억원 어치 팔아치워 전체 매도 금액 가운데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이어 두산로보틱스(2270억원), 삼성에스디에스(1896억원), 삼성물산(1866억원), 삼성생명(1741억원), 삼성SDI(1457억원), LG에너지솔루션(1435억원), 현대차(1398억원), POSCO홀딩스(1279억원), 기아(1275억원)가 뒤를 이었다.

눈길을 끄는 건 기관 순매도 상위 10위 안에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삼성SDI 등 이차전지 관련 기업이 나란히 이름을 올린 점이다.

최근 전기차 업황 부진 등으로 증권가의 부정적인 관측이 이어지면서 이차전지를 향한 투자 심리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은 어닝쇼크를 기록해 다른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불안감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382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53.7% 줄었다고 공시했다. 시장의 영업이익 기대치였던 5900억원 수준을 한참 밑도는 수치다. 이에 따라 신한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가를 낮춰잡기도 했다.

1분기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높아진 금리와 경기 둔화 우려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전기차 수요가 눈에 띄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에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39만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새해 들어 8.77% 하락했다. 지난 15일 3.27% 밀리면서 종가 기준 40만원 선을 밑돌다 전일 반등세를 보이는 듯했던 주가가 다시 39만원대로 추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뿐만 아니라 POSCO홀딩스, 삼성SDI도 올해 들어서만 벌써 16.12%, 19.70%가 하락했다.

올해 전기차 수요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스타트업의 가격 인하 경쟁이 일단락되고 하반기부터 주요 신차들이 출시되면 회복세를 기대할만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용 원통형 전지와 중대형 전지가 수요 둔화에 직격했다”며 “예상된 부진보다 중요한 것은 업황 회복의 시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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