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인뱅 환승했더니 연 300만원 이자 '뚝'…달궈지는 '대환시장'

유진아 2024. 1. 1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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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대출 환승' 고객 잡기 경쟁 치열
인뱅 금리 매력도↑…시중은행보다 0.1%P 낮아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던 A씨는 최근 낮은 금리로 대환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케이뱅크를 통해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신청했다. 그 결과 A씨는 시중은행에서 보유한 약 2억6000만원 한도의 연 5.65% 금리 주담대를 연 3.63% 금리의 아담대로 갈아탔다. 이번 대환으로 A씨는 금리를 최대 연 2.02%포인트 낮추고 월 상환액 기준으로 연간 337만원의 이자를 절감했다. A씨의 총 대출기간이 20년 만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총 6700만원 수준의 이자를 절감한 셈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모바일에서 쉽게 갈아탈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대환)가 시작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환승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시중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중도상환수수료 면제'까지 내세우며 소비자 끌어모으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시중은행 고정(혼합형) 금리 대출의 지표가 되는 금융채 5년 금리보다도 낮은 금리의 상품을 내놓으면서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주요 은행 주담대 갈아타기 최저금리 / 그래픽=비즈워치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인프라가 시작된 지난 9일 카카오뱅크가 당일 주택담보대출 대환 한도 소진으로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일일 한도가 딱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원활한 업무 처리를 위해 접수량을 조절해서 받고 있다"며 "최대한 많은 고객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절하며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첫날 주택담보대출 대환 조회 건수는 전월 일평균 건수의 2배 이상이 몰렸다.

케이뱅크도 서비스 출시 다음 날인 10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 갈아타기 접수 건을 제한적으로 받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일일 한도 제한을 두고 있는데 매일 빠른 시간 내에 한도가 마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 역시 출시 첫날 아파트담보대출을 조회한 건수는 평소보다 3배 넘게 늘어났다.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수요가 몰리는 배경에는 시중은행 대비 낮은 금리가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혼합형(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412~3.742%이다. 변동금리 또한 연 3.978~4.505%로 시중은행 대비 낮은 모습이다. 케이뱅크 또한 혼합형 금리는 3.60~5.23%, 변동형 금리는 3.50~5.42%다. 특히 이들이 제시한 최저금리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무보증 AAA 기준) 5년물 금리(16일 기준, 연 3.812%)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인터넷전문은행의 중도상환해약금 면제와 편의성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기 할 경우 중도상환해약금도 기존 주담대와 동일하게 100% 면제했다. 

케이뱅크는 사용자 환경(UI)/사용자 경험(UX)를 대폭 강화했다. 케이뱅크 아파트담보대출은 빠르면 영업일 기준 3일 이내에 대환을 실행할 수 있으며 대출 갈아타기를 위해 아파트담보대출을 조회할 경우 남은 대출잔액과 바뀌는 금리 등을 기존 대출과 비교해 이자 절감 혜택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실제 대출 승인까지의 기간이 매우 짧다"며 "비대면으로만 운영이 가능했기 때문에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편의성 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편의성과 낮은 금리를 무기로 시장 공략에 나선 데는 주담대 시장 대출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9조1000억원이다. 그중 주택담보대출 1049조1000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주택담보대출 특성상 그 규모가 큰 만큼 대환대출 서비스 운영 여부에 따라 여신 잔액 변동이 커질 수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시작된 지 나흘 만에 총 1조307억원의 규모가 신청됐다. 누적 약 9만8000명이 온라인과 모바일로 기존 자신의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을 조회했다. 이중 3만8000명이 신규 대출 신청을 진행 중이다. 신청을 완료한 차주는 5657명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장기적으로는 대환대출 규모가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면 "인터넷전문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대환이) 오히려 추가 성장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이에 시중은행도 금리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일부는 시중은행에서는 은행별 최저 금리가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상품 금리를 낮추기도 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출시일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상품 금리를 3.84~4.30%로 선보였지만 현재는 3.64~4.09%로 상·하단이 각각 0.21%포인트, 0.2%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금리 하단은 연 3.58~3.66%로 아직까지 인터넷전문은행보다 0.1%포인트 정도 높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전세자금대출까지 갈아타기가 가능해지면 대출 이동과 은행 간 경쟁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자금대출 대환은 오는 31일부터 각종 대출 비교 플랫폼과 금융사 앱에서 시작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청 단계 도중 더 나은 조건 발견이나 단순 변심 등으로 인한 이탈이 없다고 가정하면, 신규대출 신청 단계에 진입한 3만8000명의 잠재 신규대출액은 6조9000원"이라며 "1월 31일 추가될 전세대출 대환까지 감안하면, 대환 서비스가 신규로 침투 가능한 전체 시장 규모는 최대 506조원"이라고 전망했다. 

유진아 (gnyu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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