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실수땐 식은땀…우승 후 몸살 앓았죠
대회후 긴장 풀려서 아팠지만
너무 기뻐 침대서 환호성 질러
칵테일 만들기 좋은 몽키숄더
평소 고객들 많이 찾는 위스키
얼티메이트 바텐더 챔피언십
몽키숄더 주관한 바텐딩 대회
기존 경연과 달리 5관문 거쳐
지식 퀴즈·테이블 서빙 체크
맛만 평가하는 대회와 차별화
"'블라인드 테이스팅' 등 기존 대회와 성격이 다른 여러 챌린지가 흥미 있게 다가와 참가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의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 브랜드 '몽키숄더'가 주관한 '얼티메이트 바텐더 챔피언십(Ultimate Bartender Championship·UBC)'에서 우승한 조준영 바텐더가 밝힌 대회 참가 이유다. 조 바텐더는 2018년부터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Lounge&Bar에서 깔끔한 매너와 다채로운 칵테일을 선보여왔다.
조 바텐더는 "우승한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뒤 긴장이 풀려 몸이 아팠지만, 너무 기쁜 나머지 침대에서 환호성을 지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몽키숄더는 칵테일로 제조하기에 매우 훌륭한 위스키이며 평소 고객들이 많이 찾으시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선호도가 높았고 UBC를 통해 바텐딩 문화를 알리는 등 몽키숄더가 전개하는 활동도 관심 있게 봐왔다"고 말했다.
UBC는 기존 바텐딩 대회와 조금 다르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동일하게 먼저 5관문을 거친 뒤 종합점수가 최고로 높아야 결승 무대에 진출할 수 있다. UBC 2023에서는 최고점을 획득한 4명이 준결승과 결승을 치르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 관문은 칵테일에 관한 지식 수준을 평가하는 퀴즈다. 총 50문제를 1문제당 15초라는 제한 시간에 풀어야 한다. 사지선다형 퀴즈로 찍기 신공도 가능하지만 칵테일 지식, 역사, 트렌드&토픽, 클래식 음료, 하드코어 등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문제만 열심히 보다가 끝날 수 있다. 칵테일을 빠르고 정확하게, 맛있게만 만들면 되는 여타 대회와 시작부터 다른 셈이다. 전체 참가자 89명 중 상위 32명이 1차 관문을 통과했다.
두 번째는 지거(계량컵)를 사용해 정확한 양을 따르는 푸어링(pouring)이다. 칵테일을 만들 때 각종 술과 시럽 등을 정확하게 계량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UBC에서는 정밀 저울을 가져다놓고 바텐더가 지거를 사용해 지정된 횟수 안에 정확한 양을 따르는지 측정한다. 오차가 작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세 번째는 노징(nosing)이다. 술은 입으로 들어가지만 향을 떼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UBC에서는 3분 내에 블라인드 처리된 다섯 잔의 향만 맡고 식별해야 한다. 각각의 주류가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까지 파악한다면 추가 점수를 받는다.
네 번째는 테이블 서비스(table service)다. 아무리 칵테일을 잘 만들어도 주문과 다른 칵테일을 손님에게 제공하면 그 바텐더는 실력이 형편없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3분 이내에 몽키숄더 브랜드 앰배서더 사진이 있는 여덟 개 코스터를 보고 이를 뒤집어 각각이 좋아하는 음료가 무엇인지 확인한 후, 장애물을 피해 정확하게 음료를 서빙하고 테이블까지 정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완벽한 서빙(the perfect serve)이다. 몽키숄더 칵테일 한 잔(Monkey Jam Sour)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조하면 심사위원들이 음료의 희석도, 산도, 속도, 온도 등을 심사한다.
지거, 노징, 테이블 서비스, 완벽한 서빙에서 총점이 가장 높은 4명이 준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준결승 과제는 2분 이내에 신속하게 음료 6잔을 제조하는 것으로 올바른 재료 사용, 제조 방식, 음료의 균형, 관중 반응 등을 평가한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음료가 세 잔 이상 있으면 바로 실격 처리된다. 준결승에서 만든 음료는 'RabRoy' 'espresso martini' 'monkey colada' 'monkey mojito' 'monkey j sour' 'show me monkey'였다.
마지막 결승에서는 준결승과 같은 조건이지만 무려 10잔의 음료를 빠르게 제조해야 한다. 무승부일 경우 심사위원이 음료 퀄리티에 따라 최종 평가한다.
조 바텐더는 결승에서 한 차례 위기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차분하게 칵테일을 만들어간 그는 과제를 완료했다고 생각한 순간, 제조해놓은 칵테일 숫자를 세어보니 9잔에 불과했다. 하필 외관이 비슷한 칵테일 두 잔 중 하나를 만들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빠르게 테이스팅한 후 마지막 잔을 완성했다.
그는 "당시에는 정말 식은땀이 났다"며 "다행히 시작 전에 혹시 실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칵테일 완성 순서와 상관없이 번호 순서대로 올려놓았고 무사히 불바디에 No.3를 만들고 마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웨스틴조선호텔 바를 '아시아 베스트 50'으로 평가받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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