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첫 공판서 현장소장·감리단장 '부실제방' 엇갈린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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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명의 사상자를 낸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 사고의 제 1 원인으로 지목된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공사하고, 관리 감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장소장과 감리단장이 법정에서 상반된 진술을 했다.
공사를 진행한 현장소장은 "부실공사가 아니었다"고 혐의를 부인했고, 이를 감독한 감리단장은 "시공사의 부실공사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다"고 혐의를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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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감리단장 고개 숙였는데, 현장소장은 잘못 없다는 듯 고개 빳빳이"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25명의 사상자를 낸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 사고의 제 1 원인으로 지목된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공사하고, 관리 감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장소장과 감리단장이 법정에서 상반된 진술을 했다.
공사를 진행한 현장소장은 "부실공사가 아니었다"고 혐의를 부인했고, 이를 감독한 감리단장은 "시공사의 부실공사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다"고 혐의를 인정한 것이다. 임시제방 붕괴 책임과 관련해 기소된 두 사람이 서로 엇갈린 진술을 함에 따라 향후 재판 과정이 주목된다.
청주지법 형사5단독(정우혁 판사)은 17일 현장소장 A씨와 감리단장 B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A씨는 도로 확장공사 편의를 위해 기존 제방을 불법 철거하고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축조하거나 사고 당일 제방이 위험하다는 주민 민원에도 불구하고 유관기관 전파, 비상근무 지시 등 주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시제방 공사를 진행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직원을 시켜 시공계획서 등 관련 서류를 위조한 혐의도 있다.
A씨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전반적으로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며 "임시제방은 충분한 높이로 쌓아 올렸기 때문에 부실 축조라 볼 수 없고, 주의 의무 소홀과 관련해선 사고 발생 전날부터 유관기관에 실질적으로 도로 통제 등이 필요하다고 알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위조 부분은 증거를 위조한 정범이 처벌받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교사범에 대한 혐의가 성립할지 법리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반면 이날 함께 재판받은 감리단장 B씨는 제방 공사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다는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B씨는 시공사가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쌓아 올린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 및 방치해 인명피해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법정에는 유가족 일부가 첫 공판을 참관하기 위해 자리했다.
한 유가족은 재판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감리단장은 고개를 숙이고 있어 사죄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현장 소장은 잘못한 거 하나 없다는 듯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었다"며 "잘못하고도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들의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4일 열린다.
한편 검찰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공무원 등 책임자 5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기소자들 사건과 이 사건 재판이 병합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7월 15일 오전 8시 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하천수로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국무조정실은 사고 13일 후 발표한 감찰 조사 결과에서 "미호천교 아래의 기존 제방을 무단 철거하고 부실한 임시제방을 쌓은 것과 이를 제대로 감시 감독하지 못한 것이 이번 사고의 선행 요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당시 국무조정실로부터 충북도, 청주시, 행복청 등 7개 기관 36명에 대해 수사 의뢰를 받은 이후 수사본부를 구성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관계자 200여명을 불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k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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