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석달 만에 최대 낙폭 기록한 코스피, 외국인이 9000억 던졌다

2.47% 하락하며 석 달 만에 최대 낙폭
외인 순매도,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3일부터 사실상 10거래일 연속 하락

코스피지수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센 매도세에 ‘사실상’ 10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주요 지지선으로 생각했던 2500선도 크게 무너지며 투자 심리가 악화하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과 함께 남북관계 긴장 고조, 외환시장 변수, 실적 불안 등이 하락 요인으로 거론된다.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스1

1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1.69포인트(2.47%) 내린 2435.90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0.15% 오른 2501.23에 개장했지만, 금세 하락으로 전환했다. 2500을 되찾기는커녕 2400선도 위태로워 보이는 모양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3일 2.34% 내린 데 이어 사실상 10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15일 한 차례 상승하긴 했지만, 오름폭이 0.04%에 그쳤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8522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055억원, 119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1조1884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현물 시장에서 9000억원 이상 순매도 한 건 지난해 7월 26일(9467억원) 이후 6개월 만이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하락했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2.20%)와 SK하이닉스(-0.83%)도 내렸다. 2차전지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2.62%)과 POSCO홀딩스(-4.23%), LG화학(-5.44%) 등은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밖에 셀트리온(-5.07%)과 현대차(-2.36%), 기아(-2.12%), NAVER(-4.78%) 등도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21.78포인트(2.55%) 하락한 833.05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1736억원, 142억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은 1771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 시총 상위 10개 종목도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전날 크게 하락했던 JYP Ent.만 1% 정도 오르며 간신히 하락을 면했다. 유가증권상장 이전 상장이 가시화된 엘앤에프도 2% 가까이 하락했다. 에코프로비엠(-4.89%)과 에코프로(-3.41%), 셀트리온제약(-4.96%), 알테오젠(-2.88%) 등은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중동 지역 중심으로 지정학적 위험까지 커지면서 달러 강세를 자극하고 있다”며 “시총 상위 단에서 반도체와 2차전지(배터리)의 비중이 큰 만큼 이들의 성적이 중요한데, 각 업종의 주축이 되는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4분기 잠정실적에서 쇼크를 기록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기관 투자자가 7조원에 가까운 순매도를 보이며 기관 수급이 악화하고 있다”며 “세계 주요 무역항로인 홍해-수에즈 운하의 길목인 밥엘-만데브 해협에서 예멘 후티 반군이 반(反) 이스라엘 상선 및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고, 북한 도발 수위도 높아지는 등 지정학적 불안이 확산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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