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수천만원 먼저 받은 뒤 ‘잠적’…선원 구인난에 사기 극성

목포해경 1년 동안 선급금 사기 12명 검거

경남 거제 장목항에 정박한 어선들. 경향신문 자료사진

선원으로 일하겠다며 수천만원에 이르는 임금을 먼저 받은 뒤 달아나는 사례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일선 어업 현장에서는 선주들이 1년 치 임금을 미리 제공하면서까지 선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목포해양경찰서는 17일 선원으로 일하겠다며 선주로부터 임금을 먼저 받은 뒤 잠적해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된 두 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40대 A씨를 지난 15일 제주 서귀포항에서 붙잡았다. A씨는 지난해 12월 24일 목포선적 어선 선주에게 “선원으로 일하겠다”며 1년 치 임금 3500만원을 먼저 받았다. 돈을 받은 A씨는 곧바로 잠적해 지명수배됐다.

해경은 지난 16일에도 선급금만 받고 도주한 50대 B씨를 붙잡았다. B씨는 지난 8일 신안선적 어선 선주에게서 임금으로 3500만원을 받았지만 어선을 타지 않고 달아났다.

이런 선급금 사기는 최근 선원 구인난이 심화하면서 자주 발생하고 있다. 어선에서 일할 선원을 구하지 못한 선주들은 1년 치 임금을 먼저 지급하며 선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거액을 받은 뒤 달아나는 사건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목포해경이 지난해부터 검거한 선급금 사기범만 모두 12명에 달한다.

해경은 “선원을 구하지 못해 조업하지 못할 처지에 놓은 선주들이 선급금을 주면서까지 선원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어려운 상황을 악용한 사기범들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