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특수교사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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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정치철학자 존 롤스가 제시한 '무지의 베일'은 마치 태어나기 전에 대기하는, 이승 이전의 세상 같다.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된 교육·돌봄을 받지 못하는 대표적 약자를 꼽자면 발달장애인인데, 경기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초·중학교 특수학급 중 학생수 6명 초과 교실에 담임 특수교사 외에 기간제 특수교사 1명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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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특수교육 현장에 숨통 틔워줄 정책
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정치철학자 존 롤스가 제시한 ‘무지의 베일’은 마치 태어나기 전에 대기하는, 이승 이전의 세상 같다. 자신과 상대방에 관한 어떤 정보도 없는 ‘원초적 입장(상태)’을 뜻해서다. 롤스는 이런 ‘원초적 입장’에서 공정하게 합의한 것을 정의로 봤다. 하지만 태어나자마자 인종, 성별, 가정환경이 주어지는 인간계에선 실제로 이루어질 수 없는 조건이다.
□ 아무것도 모를 때, 왜 사람들은 ‘정의’를 택할까. 그게 안전해서이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날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날지 모른다면 빈곤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갖춘 체계를 택할 것이다. 남성으로 태어날지 여성으로 태어날지 모른다면 여성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 시스템을 고를 것이며, 장애인으로 태어날지 비장애인으로 태어날지 모르면 장애인도 마음껏 공부하고 직장을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택할 것이다.
□ 그러나 현실에서 ‘무지의 베일’은 작동하지 않는다. 약자들의 지난한 싸움과 일부 연대의 움직임으로 조금씩 진척이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얼마 전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된 교육·돌봄을 받지 못하는 대표적 약자를 꼽자면 발달장애인인데, 경기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초·중학교 특수학급 중 학생수 6명 초과 교실에 담임 특수교사 외에 기간제 특수교사 1명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이 경우, 비장애학생과의 통합수업 지도에도 도움이 된다. 유치원 특수학급에도 동일 연령 아동이 2명 이상이면 특수교사 1명이 추가 배치된다.
□ 만약 ‘무지의 베일’이 작동한다면, 남아도는 교육교부금은 초중고생 태블릿PC 보급보다 발달장애아 교육 환경 확충에 먼저 썼을 것이다. 특수학교가 멀어서 통학시간이 왕복 3시간 걸리는 현실도 진작 해결했을 것이다. 장애아동 안전망 강화는, 출산을 계획하는 이들에게도 영향을 준다. 예비 부모라면 아이가 장애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무지의 베일’ 속에서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 갈 길이 멀지만, 우선 ‘특수교사 1+1’ 정책이 전국으로 확대되길 바라본다.
이진희 논설위원 ri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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