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 칼부림’ 이틀 뒤 ‘대림역 살인예고’ 30대 집행유예
작년 7월 지하철 2호선 대림역에서 흉기 살인을 예고하는 글을 올린 30대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17일 인터넷에 ‘살인예고’ 글을 올려 협박 및 위계공무집행방해로 구속기소된 30대 박모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최 판사는 박씨에게 보호관찰 처분과 함께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박씨는 작년 7월 23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대림역에서 특정 지역 출신 사람을 살해하겠다’는 취지의 게시물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금 (대림역으로) 이동한다’는 내용의 게시물과 함께 차량에 보관하던 흉기와 범행 장소가 대림역이라고 추측할만한 내비게이션 화면을 올린 것으로도 조사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9명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받았다.
박씨는 재판에서 자신이 올린 게시물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작성돼 협박죄에 해당하지 않고, 신고자에 대한 협박 혐의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글을 올린 날은 조선이 (신림역에서) 무고한 시민을 살해한 날로부터 이틀 뒤”라며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구체적인 지역과 범행 시점까지 특정한 게시글을 올려 범행 실행을 예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본 시민의 신고로 경찰이 투입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며 “”박씨가 단순히 관심받기 위해 글을 올렸다는 사정만으로 위계 공무집행 방해의 미필적 고의가 부정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성인으로서 자신의 글 내용과 파급력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했어야 한다”먀 박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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