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그 사람” 서영교, ‘이재명 습격범’ 실명·얼굴 공개…“이미 다 나왔다”
한 경제 일간지 홈페이지 게시판의 동명 누리꾼 글도 언급…같은 인물인지는 미확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김모(67)씨의 실명과 모자이크 처리되지 않은 얼굴 사진이 17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자리에서 모두 공개됐다.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김씨의 실명을 언급하고, 김씨의 모자이크되지 않은 사건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검찰과 경찰이 논의해서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이용해 (김씨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며 “이미 사진이 (여러 곳에서) 다 나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일 ‘야당 지도자를 향한 칼부림, 양극화된 한국에 경종 울리다(Knife Attack on Opposition Leader Raises Alarms in Polarized South Korea)’라는 제하 보도에서 김씨의 실명과 얼굴 사진을 고스란히 공개했다. NYT의 결정에는 자극적이더라도 피의자나 피해자 사진을 그대로 싣는 외신 관행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 최고위원은 한 경제 일간지 홈페이지에 올라온 동명 누리꾼 게시글 캡처 화면도 꺼내들었다. 해당 홈페이지 독자의견란에서 김씨와 같은 이름으로 작성자를 검색하면 2016년 1월부터 이 대표 피습 사건 발생 하루 전인 지난 1일까지 등록된 총 25개 게시물이 나온다.
다만, 이름만 같을 뿐 김씨가 실제로 이러한 게시물을 작성했는지는 확인이 어렵다.
가장 마지막으로 등록된 이달 1일 글에서 작성자는 “총선에서 진짜 보수 우익 국민이 똘똘 뭉치게만 하면 과반 의석은 충분하다”, “좌익 종북 빨갱이들이 뭐라 해도 흔들리지 말고, 보수 우익 국민들을 위한 정책으로 초지일관 밀고 나가 보수 우익 국민들이 100% 투표하도록 하면 과반은 얻어놓은 밥상” 등 주장을 폈다. 같은 이름의 다른 글에는 ‘민주당은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권력을 이용한 비리 범죄를 일삼고 있다’, ‘문재인 정권에서 벌어진 반역 정치로 국가 질서를 위험에 빠뜨렸다’, ‘검찰은 문재인 반역 정치를 수사해야 한다’ 등 더불어민주당과 전임 정부를 겨냥한 적대감이 고스란히 담겼다.
작성자가 김씨인지 확인은 못 한다면서도 서 최고위원은 글로 미뤄 “(게시자는) 윤석열 추종자인 것 같다”고 짚었다. 계속해서 “경찰이 왜 (김씨의 신상을) 공개하지 못했는지”라며 “이런 것(글)들이 만천하에 (드러나면) 제보로 들어올 것을 두려워해서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신상 비공개 결정은) 경찰이 했을까, 검찰이 했을까”라며 “아니면 그 윗선에 누가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발언을 매듭지었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소속 의원과 당직자·보좌진 등 800여명(당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당 대표 정치테러 은폐 수사 규탄대회’를 열고 김씨 신상과 이른바 ‘변명문’ 등을 경찰이 한 점 의혹 없도록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명백한 정치 테러를 은폐하고 사건을 축소하면 제2, 제3의 정치 테러를 야기하고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도 이 사건을 ‘정치 테러’라고 했고 진실을 밝히라고 명령했기 때문에 잘될 것으로 기대했다”며 “사건 발생 14일이 지났는데 어떠한 것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퇴원 일성으로 우리 사회의 통합을 강조했다고 언급한 뒤에는 “이 대표 뜻이 그러한데 그 뜻을 정부 여당과 경찰이 걷어차 버리면 어떻게 사회 통합으로 나아가겠는가”라고도 비판했다.
이보다 하루 앞선 15일 부산경찰청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 대표 피습 사건에서 경찰이 증거를 인멸하고 부실수사를 했다는 민주당의 비판에 ‘사실과 다르다’며 공식 반박했다. 경찰은 피의자 당적·신상정보·‘변명문’ 비공개 방침을 두고는 관련 법령과 규정에 따랐다며 기존 입장을 명확히 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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