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마 촬영한다고 밧줄로 말 넘어뜨린 KBS ‘태종 이방원’ 제작진 벌금 1000만원

방재혁 기자 2024. 1. 1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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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촬영을 위해 강제로 말을 고꾸라뜨려 '학대 논란'을 일으킨 KBS 1TV '태종 이방원' 제작진이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전범식 판사는 17일 오후 동물보호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KBS PD 김모씨, 무술감독 홍모씨, 말 소유자이자 드라마 승마팀장인 이모씨 등 3명에게 각각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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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트맨·모형물·그래픽 등으로 촬영 가능해…학대행위 해당”

드라마 촬영을 위해 강제로 말을 고꾸라뜨려 ‘학대 논란’을 일으킨 KBS 1TV ‘태종 이방원’ 제작진이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한국동물보호연합 구성원들이 지난 2022년 1월 서울 영등포구 KBS별관 앞에서 'KBS의 관행적인 낙마(落馬) 추가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전범식 판사는 17일 오후 동물보호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KBS PD 김모씨, 무술감독 홍모씨, 말 소유자이자 드라마 승마팀장인 이모씨 등 3명에게 각각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양벌규정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KBS에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11월 드라마 촬영 과정에서 낙마 장면을 생동감 있게 촬영하기 위해 말 앞다리에 밧줄을 묶어 일부러 넘어지게 했고 이후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말은 촬영 후 닷새가 지난 뒤 죽었다.

이에 동물권 보호단체 등은 2022년 1월 ‘태종 이방원’ 제작진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은 사건을 수사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7월 김씨 등 3명을 동물보호법위반죄로 불구속 기소하고 양벌규정을 적용해 KBS도 함께 기소했다.

재판부는 “말이 로프의 존재를 알지 못한 채 빠르게 달리다가 앞으로 고꾸라지며 상당히 큰 물리적 충격을 받았다”며 “그로 인해 말이 받았을 고통과 스트레스를 종합하면 피고인들의 행위가 동물보호법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은 로프가 전기 충격 등 다른 방법에 비해 가장 안전한 방식이라고 주장했지만 말을 넘어뜨리지 않고도 스턴트맨이 낙마하는 장면을 촬영하거나 모형물 또는 컴퓨터그래픽 등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관행적인 방법을 답습해 촬영했고 기본적인 사실 관계도 인정했다”며 “이후 KBS가 동물 관련 제작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시행하는 점도 고려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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