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혜란 "드라마 인기에 베트남 호텔서 방 업그레이드…환대 깜짝" [N인터뷰]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염혜란이 자신의 출연작이 연이어 흥행한 뒤 해외에서 실감한 인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1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시민덕희'(감독 박영주) 주연 염혜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 분)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공명 분)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이다. 지난 2016년 경기도 화성시 세탁소 주인 김성자씨가 보이스피싱 총책 및 조직 전체를 붙잡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염혜란은 극 중 조선족 봉림 역을 맡았다. 봉림은 한국에 무사히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덕희(라미란 분)와 숙자(장윤주 분)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인물. 덕희가 보이스피싱을 당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덕희의 돈을 되찾기 위해 함께 중국 칭다오로 향한다.
이날 염혜란은 중국어 연기 도전에 대해 "나름대로는 피할 수 없었다"며 "한국 사람인데 중국말을 배운 설정이 아니라 중국어가 주언어인 사람을 연기해야 하니 부담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결과적으로는 조금 불만족스럽긴 했지만 노력은 많이 했다"며 "중국어 선생님이 워낙에 철저하신 분이었다, 저는 뜻을 모르고 외우는 걸 못해서 하나하나 단어의 뜻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배우면서 시작해서 오래 걸렸다"고 과정에 대해 회상했다. 또한 염혜란은 "한 단어의 성조를 공부했는데 그 단어가 다른 단어와 연결되니 성조가 또 다르더라"며 "나중에는 달달 외우는 게 나았을 뻔했다 했다"고 쉽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염혜란은 '시민덕희'를 선택한 이유도 밝혔다. 그는 "덕희를 중심으로 사랑스러운 친구들이다"라며 "그 여정을 함께 하는 주인공의 친구들이 매력적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중점을 둔 거는 사실 덕희한테 도움을 받는 면에 있어서 심정적으로는 바로 가고 싶고 도와주고 싶긴 하지만 현실적인 걸 무시할 수 없는 캐릭터"라며 "도움을 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에서 현실적 친구 몫을 해야겠다 했다"고 설명했다.
염혜란은 작품 선택 기준도 공개했다. 그는 "너무 힘든 작품을 하게 되면 말랑말랑한 걸 하고 싶어서 코미디를 선택할 때도 있다"면서도 "너무 저보다 나이 든 역할 연달아 하니까 제 나이 찾아가는 역할 하고 싶은데 기준이 조금씩 바뀐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바뀌지 않는 기준은 작품이 주는 메시지 같다"며 "메시지가 저한테는 의미가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바뀌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염혜란은 지난해 '더 글로리' '경이로운 소문2' '마스크걸' 등 다양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느끼는 고충에 대해서는 "앞으로 많은 작품을 하면서 노출이 점점 많이 되면 그럼 점점 어려워지겠다 했다"며 "작품수가 늘어나면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미란 언니도 그런 고민의 지점이 있었을 거고, 힘들었겠다 했다"고 공감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앞으로는 다양한 모습을 못 보여드릴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다"며 "가진 게 없는 걸 들킬텐데 하는 두려움"이라고 토로했다.
염혜란은 뒤늦게 배우라는 꿈을 이뤘던 순간도 회상했다. 그는 "저한텐 배우란 꿈이 멀었고 배우는 저 같은 사람은 못될 것 같다 했다"며 "고민의 시간이 길었다, 과연 업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일까 스스로에 대한 의심도 생기고 자신도 없었다, 또 내가 하고 싶은 건 교사인데 꼭 돼야 해 이것도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배우로서 아직 확신은 안 생긴다"며 "본인 연기에 확신 생기는 순간 연기는 재미가 없어지는 것 같다, 확신은 죽을 때까지, 끝까지 안 생길 것 같다"고 밝혔다.
염혜란은 라미란에 이어 자신만의 길을 가는 배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책임감을 생각하면 무거워질 것 같아서 제 일이나 잘하면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며 "제가 하는 연기들이 책임감으로 접근하면 힘들기도 해서 몸소 하는 활동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염혜란은 점차 주목받게 되면서 생긴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그는 "앞으로 갈길이 멀다"면서도 "모자를 쓰고 가도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있고 '목소리가 염혜란이네?' 하면서 목소리로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더라, 확실히 전보다는 많이 알아보시고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번은 베트남에 방을 바꿔야 했는데 방을 업그레이드 해줬다"며 "과일이 놓여있고 '염혜란씨를 환영합니다'라고 써있더라, 그런 대접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놀라웠던 일화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당시 개인적으로 여행을 간 거였는데 그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며 "'날 아냐'고 물었더니 '경이로운 소문'과 '마스크걸'을 봤다고 하시더라, '경이로운 소문'이 베트남에서 시청률 1위를 해서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했는데 너무 환대해주셨다"고 감탄했다.
한편 '시민덕희'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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