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저출산 해법의 두 축

CBS노컷뉴스 이재웅 논설위원 2024. 1. 1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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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선진국 인구감소의 놀라운 연구대상이 되었다." 해외 유수언론이 대한민국을 '연구대상'으로 지목될 정도로 현재의 저출산 문제는 지극히 심각하다.

방송사를 비롯한 언론은 저출산고령화의 실태와 결혼.

매년 갈아치우는 저출산 신기록 앞에서 지방소멸과 복지 문제 등은 실제상황이 되었고, 뉴욕타임스에서 언급한 '대한민국은 소멸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은 엄중한 경고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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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가치관의 변화 없이 제도 실효 어려워
언론의 역할 중요…저출산고령사회위-방송협회 MOU 환영
박종민 기자

"대한민국은 선진국 인구감소의 놀라운 연구대상이 되었다." 해외 유수언론이 대한민국을 '연구대상'으로 지목될 정도로 현재의 저출산 문제는 지극히 심각하다. 인구절벽의 경고등은 여기저기서 깜빡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국 수련병원의 레지던트 모집에서 정원의 26.2%인 54명만이 전공의 과정인 레지던트에 지원했다고 한다. 특히 비수도권 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지원자는 전국을 통틀어 단 10명에 불과했다고 하니 의료서비스의 불균형을 생각하면 기가 막힐 노릇이다.

학령인구도 꾸준히 감소해 10년전 33만명이던 서울의 고교생은 20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전남 지역에서 올해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는 46곳이고 학생수 감소로 문을 닫는 학교도 5곳에 이른다.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인구구조 변화 공동대응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


솔직한 심정으로 2월 발표 예정인 합계출산율 통계수치를 접하기 두려울 정도다.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CBS 신년인터뷰에서 0.7 초반이나 0.6 후반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 속도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약 두 세대가 지난 2100년도의 대한민국 인구는 1천만명으로 감소한다. 6·25 당시 남한 인구가 약 2천만명, 100년전 당시 한반도 인구가 약 1500만명 수준이었다고 하니 100년전으로 회귀하는 셈이다.

인구구조에 빨간불이 켜졌으나 현장은 온도차가 있다. 5인 이상 사업장 인사담당자에게 현재 시행중인 일·가정양립 제도에 대해 물어본 결과 30~40% 가량은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담당자 조차 제도에 대한 인식이 낮으니 육아기 근로시간단축제나 가족돌봄휴가제 등 구체적인 제도에 대한 활용도는 5% 안팎의 극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출산·돌봄 해법에서 정책이나 제도 자체 못지않게 '인식의 변화'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민 방송협회장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진오 CBS 사장과 박영관 방송협회 사무총장이 지난 15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인구구조 변화 공동대응 업무협약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


그런 점에서 지난 15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한국방송협회가 손잡고 인구구조 변화 공동대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 결혼·출산을 기피하는 MZ세대의 인식 전환을 꾀하고 생명 존중을 바탕으로 청년세대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의 토대를 구축하자는 취지에서 손을 맞잡은 것이다.

결혼, 출산을 포함한 인생의 설계는 당연히 개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독신세대 증가에 편승한 연예물이나 출산.육아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조장하는 미디어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선택이 왜곡될 수 있다.

방송사를 비롯한 언론은 저출산고령화의 실태와 결혼.출산의 기쁨을 널리 알리고, 정부와 지자체는 정책발굴과 홍보에 적극 나서고, 기업은 일.가정 병립을 위한 제도를 전향적으로 시행하는 전방위적인 노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베이비붐 현상으로 인구가 팽창했으니 바람이 빠지는 건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속도가 아닐까. 미적거리기에는 급류가 너무 빠르다. 인구절벽 아래 폭포가 코앞에 다가왔다. 매년 갈아치우는 저출산 신기록 앞에서 지방소멸과 복지 문제 등은 실제상황이 되었고, 뉴욕타임스에서 언급한 '대한민국은 소멸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은 엄중한 경고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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