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출마=총선 필패'…명룡대전 앞둔 이재명의 선택은?

김경민 기자 2024. 1. 1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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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시절 4선 지역구 내려놓은 박근혜…정권 말 여당 압승 견인
초선 문재인부터 7선 이해찬까지 불출마로 총선 승리 이끌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총선 때마다 당대표의 지역구 출마는 총선 필패라는 여의도 공식이 회자된다. 이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 불출마를 천명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택만 남아있다.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공천 과정에서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다. 비명(비이재명)계가 민주당을 탈당해 제3지대를 키우고 있어 추가 탈당이 현실화 될 경우 사실상 분당이나 다름없게 된다. 이 대표가 총선에서 백의종군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가 기존 지역구에 출마하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맞붙게 된다.

이 대표는 현재 총선 출마 여부 자체를 고심하고 있다. 복잡한 이해 관계에서 당대표의 출마 여부와 총선 성적표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전 총선 사례를 살펴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역구 불출마로 승부수를 띄워 압승을 견인했다.

새누리당은 당시 집권 5년차였던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과 맞물려 선관위의 디도스 공격 사건이라는 악재를 맞았다.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박 전 대통령은 총선을 2개월 앞두고 "더 큰 정치에 몸을 던지기로 결단했다"며 지역구를 내려놨다. 그는 1998년 보궐선거로 대구 달성군에서 제15대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된 후 제16대·제17대·제18대까지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4선을 했었다.

박 전 대통령은 비례대표 1번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비례 11번을 자처했다. 비례 11번은 중간 당선권으로 꼽힌다. 박 전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새누리당은 제19대 총선에서 152석을 거머쥐며 이례적으로 정권 말 여당의 대승을 거머쥐었다. 박 전 대통령은 그해 말 대권을 잡으며 정권 재창출까지 성공했다.

2016년 제20대 총선 땐 문재인 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대표도 있다. 문 전 대표는 2015년 당대표 경선 출마에 나서면서부터 "당 대표가 되면 총선 승리를 위해 저부터 불출마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부산 사상구를 지역구로 뒀던 문 전 대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공천 전권을 줬고, 민주당은 123석을 차지하며 원내 제1당으로 등극했다.

2020년 제21대 총선을 이끈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때부터 "더이상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제13대 총선에서 서울 관악구 을에서만 5선을 지냈으며 지역구를 세종시로 옮겨 7선을 지냈다.

당시 민주당은 조국 전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으로 고비를 맞았지만,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해 공천 국면에서 움직일 공간이 넓었던 이 전 대표는 '시스템 공천'을 마련해 민주 180석을 가져가는 기염을 토했다.

제21대 총선 당시 서울 종로구 후보였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뉴스1 ⓒ News1 허경 기자,이승배 기자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한명숙 전 총리는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 대표로 제19대 총선을 이끌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불출마 주도권을 뺏겨 적기를 놓쳤다. 한 전 총리는 총선이 가까워지자 비례대표 결심을 굳혔다. 한 전 총리는 비례 15번을 받아 당선됐으나 새누리당에 완패했다.

제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이끌었던 김무성 전 의원은 자신이 제15대에서 제18대까지 내리 4선을 했던 부산 중구·영도구에 출마했다. 5선엔 성공했지만, 당내 계파 갈등으로 인한 '공천 파동' 영향으로 새누리당은 민주당에 제1당을 내줘야 했다.

제21대 총선 황교안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당내 '수도권 험지론' 압박에 못 이겨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에 출마했다. 본인의 지역구는커녕 민주당에 크게 졌다.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이재명 대표의 총선 불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를 통해 "이 대표는 국회의원을 또 한 번 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 여권과 진보 진영의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이기 때문에 본인이 여러 가지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다"며 불출마 가능성을 점쳤다.

이와 관련해,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기자들에게 "추후에 (이 대표의 총선 출마와 관련해) 나오면 말씀드리겠다"며 "총선 구도와 전략에 의해 결정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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