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정치네컷] 거꾸로 든 `총선압승` 셀카 한동훈 vs "죽지 않는다" 복귀 이재명
◇A컷
지역순회 셀카 찍다 '총선압승' 거꾸로 든 한동훈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참석을 끝으로 약 2주간의 전국 순회 광폭 행보를 마무리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2일 대전과 대구를 시작으로 광주, 부산, 인천 등 전국 곳곳을 돌며 지역 민심 몰이에 주력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대구에서 "저의 정치적 출생지 같은 곳"이라고 민심을 공략했고, 인천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서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을 제일 먼저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한 비대위원장의 전국 순회에서 눈길을 끈 장면은 한 비대위원장의 '셀카'다.
한 비대위원장은 자신이 참석한 신년 인사회에서 당원,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 '셀카'를 여러 장 촬영했다. 그는 현장에서 만난 지지자들의 사진촬영 요청에 적극 응할 뿐 아니라 지지자들의 단체 모습을 담은 '셀카'를 즐겨 찍는다. 부산이나 경남, 충남 등에서도 심심치 않게 한 비대위원장의 '셀카' 촬영 장면이 포착됐다. 특히 한 비대위원장과 사진을 찍으려는 예비후보자들의 요청도 줄을 잇고 있다. 보통 여당 총선 출마자들이 대통령과의 인증샷을 총선 홍보용으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국민의힘에서는 한 비대위원장과의 셀카 인증샷이 인기를 끌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정치신인이 많은 예비후보층 외에 국민의힘 중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회 부의장까지 지낸 정진석 의원은 지난 8일 의정보고서 표지에 한 비대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실었고, 이종배·엄태영 의원도 한 위원장과 자신이 함께 찍은 셀카를 의정보고서에 담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거의 바닥권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사진을 쓰는 것이 유리한지 발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다만, 한 비대위원장의 '셀카'에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민주당은 한 비대위원장의 행보를 '허세정치'라고 표현했고, 보수성향 언론의 대표격인 조선일보는 17일자 '데스크에서' 칼럼에서 "한동훈이 계속 셀카만 찍는다면…"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조선일보 측은 "(야당에서는) 한 위원장이 총선 때까지 계속 전국을 돌면서 '셀카'를 찍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한 위원장이 몰고 다니는 전국의 인파는 결국 국민의힘 지지층과 동원된 당원들이 모인 '그들만의 잔치'라고 평가절하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14일 충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 '총선압승'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셀카를 찍다가 그만 팻말을 거꾸로 드는 실수를 했다. 워낙 미신이나 징크스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치권이다보니 이를 두고도 우려섞인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B컷
"정청래 대항마. 김경률" 구두공천에 당심은 '싸늘'특히 한 비대위원장은 17일 '구두 공천' 논란을 불러 일으켜 점수를 깎였다.
한 비대위원장은 17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서울에서 흥미진진하고 놀랄만한 선거를 하겠다"며 "마포에 온 김에 하나만 말씀드린다. 김경율 회계사가 마포에 출마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인 김 회계사는 참여연대 출신으로 진보 진영에서 활동했으나 조국 사태 이후 '조국흑서'를 집필하는 등 운동권 세력 비판에 앞장서왔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어 "마포을 지역구의 정청래 의원은 개딸 전체주의와 운동권 기득권 정치, 이재명의 개인 사당으로 변질된 지금의 민주당 상징하는 얼굴"이라며 "김 비대위원이 마포에서 정청래와 붙겠다고 나섰다. 김경율과 정청래, 누가 진짜냐"고 김 비대위원에 힘을 실었다.
행사장에 참석했던 김성동 마포을 당협위원장은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김 당협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이 공석에서 특정인을 거론한 것이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논란이 생기자 한 비대위원장은 "당내 (경선)절차는 당연히 거친다"고 진화했다. '비대위원장이 공개적으로 김 비대위원의 출마를 소개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지적에는 "예를 들어 상대가 정말 경쟁하는 관계라면 (불공정이 맞다). 그런데 '이기는 공천'도 중요하다"면서 "그 균형점을 찾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A컷
퇴원 후 무사귀환한 이재명 "법으로, 펜으로, 그래도 안되니 칼로 죽이려 하지만 결코 죽지 않아"피습으로 부상을 입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 15일 만에 무사귀환했다.
이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법으로도 죽여보고, 펜으로도 죽여보고, 그래도 안 되니, 칼로 죽이려고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면서 "우리 국민들께서 저를 살려주신 것처럼 우리 국민들께서 이 나라 주인으로 책임지고 제대로 이끌어가 주실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당무복귀 일성으로 총선에서 정권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 참석에 앞서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새해 벽두에 많은 분들이 놀랐을 것 같은데 제게 주어진, 또 국민들이 맡긴 책임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복귀 일성을 냈다. 그는 "조금은 낯설기도 한 것 같고, 익숙한 것 같기도 하다"며 "세상 모든 사람들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의 고통에 비한다면 제가 겪은 이런 일들은 어쩌면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많은 분 덕분에 다시 출근하게 됐다. 고맙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22대 총선을 '정권심판 선거'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권력에 대한 심판 선거다. 이번 총선이 가지는 의미는 지금까지 윤석열 정권이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행사했는가, 정당하게 행사했는가. 그로 인해 세상을 좀 더 낫게 바꿨는가, 후퇴시켰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 정권의 2년간 행태나 성과가 결코 국민들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우리 국민들께서 이 정권이 과연 국민과 국가를 위해 주어진 권력 제대로 행사했는지 판단해주길 바란다"면서 "우리 민주당은 이 정권의 2년간 행태나 성과가 결코 국민들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민주당은 책임을 묻는 데 있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그간 수술과 입원, 자택에서 치료를 받은 시기와 관련해 "제가 입원해있는 동안에, 쉬는 동안에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들었다.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왜 정치를 하느냐는 생각으로 결국 되돌아가게 됐다"면서 "살자고 하는 일이고 살리자고 하는 일인데, 정치가 오히려 죽음의 장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상대를 제거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내가 모든 것을 가지겠다는 생각에 정치가 전쟁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 국민들의 삶도 전쟁터 비슷하게 변해가고 있다. 누구도 관심 가지지 않는 것 같고 혼자 버려져 있는 것 같고, 각자의 삶을 각자가 알아서 챙겨야 하는 각자도생·외로움·고통 같은 것들이 많은 사람들을 힘겹게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한반도 정세도 비슷하다. 북한이 남한을 주적이라고 하고 평화통일이라고 하는 단어를 삭제하고, 이제는 한 번 싸워보겠다, 전쟁을 피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면서 "아주 먼 동화 속, 역사 속 이야기 같지만 전쟁이 당장 내일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으로 한반도가 내몰리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적대하고 대결하고, 그리고 인정하지 않는 이런 사회 풍토, 분위기가 우리 국민들의 삶을 또 대한민국의 삶 얼마나 위험하게 만드는지 우리 정부 여당은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B컷
헬기로 긴급 이송됐던 이재명, 특혜 논란에 권익위 조사 착수지난 2일 부산 현장 방문 중 피습을 당하고 서울대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던 이재명 대표 긴급 헬기 이송건이 특혜 의혹으로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를 받게 됐다.
정승윤 권익위 부패방지 담당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응급 헬기를 이용해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 전원된 사항과 관련해, 부정 청탁과 특혜 제공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여러 건의 신고가 권익위에 접수됐다"며 "권익위는 신고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관련 법령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부위원장은 "해당 사건에 대한 높은 국민적 관심과 국민의 알 권리를 고려해, 신고 접수 및 조사 착수 사실을 국민에게 공지하기로 한 것"이라며 "관련 법령상 권익위는 신고가 요건에 맞게 접수되면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조사에 착수할지 말지를 권익위가 임의로 판단하거나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신고내용과 제보자에 대해서는 "신고자의 비밀을 보장하는 부패방지권익위법에 따라, 신고와 관련된 구체적 사항은 알려드릴 수 없다"고 했다.
권익위는 이 대표의 헬기 이송과 관련해 이 대표 측 또는 민주당 측으로부터 부정청탁 금지법상 부적절한 청탁이 있었는지, 헬기 이송을 한 소방청, 부산대병원 등이 부당한 특혜를 제공한 것인지 조사할 방침이다. 부정청탁 금지법이나 공무원행동강령에서는 공직자 등에게 법령을 위반하는 일처리를 해달라고 청탁하는 것과 함께 공직자 등이 부당한 청탁을 들어주거나 부당한 특혜를 제공하는 것을 모두를 금지하고 있다.
권익위는 17일부터 소방청과 부산대병원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차후 서울대병원과 이 대표 측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권익위가 부정청탁이나 특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해당 사건을 수사기관이나 감사원, 관련 부처 등으로 이관해 추가 수사를 진행한다. 사건을 넘겨받은 기관은 수사·감사·조사 등을 거쳐 원칙적으로 60일 내에 결론을 내야 한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오전 10시 25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부지에서 피습을 당해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오후 3시 20분쯤 응급 헬기를 타고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중증 외상 환자를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간 것 자체가 지역의료 무시"라고 비판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지난 8일 이 대표와 천준호 민주당 당대표비서실장 등 헬기 이송 관련자들을 업무방해와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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