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시스템 도입, 그래도 오심은 나올 수 있다[도하NOW]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부터 오프사이드 판정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대륙별 국가대항전에서는 최초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시스템을 도입했다.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특수 카메라가 선수들의 위치와 동작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오프사이드로 의심되는 상황이 생기면 자동으로 비디오 판독 심판에게 근거 자료를 제시한다.
최첨단 기술을 도입했지만, 대회 초반부터 오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이라크전 오심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5일 이라크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1-3으로 졌다. 인도네시아는 1-1 동점이던 전반 추가시간 터진 이라크의 두 번째 골이 오프사이드 오심 덕을 봤다고 주장한다. 오사마 라시드의 득점 장면 이전에 모하나드 알리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는데, 경기가 그대로 진행되면서 이라크가 골을 넣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신 감독은 경기 후 심판 판정을 비난하는 한편, 해당 골이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면 인도네시아가 무승부 또는 승리를 거둘 수도 있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문제는 인도네시아가 오심이라고 주장한 장면은 비디오 판독을 통한 재검토 대상이 아니라는 데 있다. AFC의 상위 단체인 국제축구연맹(FIFA)의 현행 규정에 따르면 어느 팀이든 최종적으로 공을 소유하고 공격을 시작한 후 골이나 페널티킥(PK) 상황이 나왔을 때만 느린 동작으로 해당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재검토를 주장한 장면은 두 가지 전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우선 오프사이드 위치에 서 있었다고 주장하는 이라크 알리의 헤더가 골키퍼에 막힌 이후 소유권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또 골망을 흔들어 득점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어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시스템이 작동하지도 않았다.
결국 경기장에서 나오는 모든 상황에 대한 최종 판단은 기계가 아닌 사람, 심판이 내린다. AFC는 이에 대해 오심을 인정하지 않았고, 알리의 오프사이드 여부에 관한 판단도 제각기 다를 수 있다. 그런데도 분명한 사실은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을 도입해도 오심은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도하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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