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실패했지만 그래도 믿는다” 케이스톤, LS 계열 전기차 기업 상장에 다시 베팅

2020년 인수한 LSEVP 지분 50%, LSEVK 지분과 맞교환
LSEVK, 코로나 영향으로 한 차례 IPO 시도 후 철회한 바 있어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LS전선 본사. /조선일보DB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PEF) 케이스톤파트너스가 LS전선의 전기차 부품 자회사 LS이브이코리아(이하 LSEVK) 기업공개(IPO) 성공에 베팅했다. 케이스톤은 보유 중인 LS EV 폴란드(이하 LSEVP)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LSEVK 지분과 맞교환해 2대 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스톤의 특수목적회사(SPC) 케이브이쓰리퍼스트인베스트먼트 유한회사는 LSEVP 보통주 80만4000주(50%)를 LSEVK에 현물출자하고, LSEVK의 보통주 861만8832주(19%)를 배정받는 방식의 지분 교환을 단행한다. LSEVK가 400억원 유상증자를 진행하는데 케이스톤이 원래 가지고 있던 LSEVP 주식을 넘기고, LSEVK 지분을 넘겨받은 것이다. LSEVK는 자금 조달 필요성 때문이 아니라, 케이스톤의 지분 교환을 위해 이번 증자를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LS전선은 2017년 11월 폴란드에 전기차·일반 차량 배터리용 전장 부품 공장을 세웠다. 유럽 본토에서 시장을 선점하고, 적기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당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현지 생산 거점 확보에 발맞춘 행보였다.

이후 LS전선은 LSEVP의 설비 투자(CAPEX)를 위해 투자자를 찾았고, 2020년 케이스톤이 300억원을 투입해 LSEVP 지분 50%를 취득했다. 케이스톤과 LS전선은 LSEVP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IPO 약정을 맺었다. LSEVP가 4년 안에 IPO를 완료하지 못하면 LS전선이 보유한 지분까지 동반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

결국 LSEVP는 케이스톤과 합의한 기간 안에 상장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케이스톤은 지분 매각보다 LSEVP 지분을 넘기고 LSEVK 지분을 받는 맞교환 방식을 선택했다. LSEVK의 성장성에 주목해 향후 IPO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LSEVK의 매출액은 2021년 약 2847억원, 2022년 3496억원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LSEVK는 한 차례 IPO를 시도한 뒤 철회한 바 있다. 2020년 당시 코로나19가 강타하며 지수가 폭락해 2대 주주인 재무적 투자자(FI)가 반대에 나선 것이다. 결국 LS전선은 2022년 LSEVK의 IPO를 포기하고 파라투스-산은캐피탈 PEF가 보유한 LSEVK 지분 47%를 787억원에 되샀다. 이에 따라 LSEVK는 LS전선의 100% 자회사로 재편됐다.

이번 지분 교환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현물 출자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바뀔 가능성이 있다. IB 업계의 관계자는 “비상장 회사의 현물출자는 가치 평가를 하는 것부터가 어렵고, 이에 대해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과정이 복잡하다”며 “LSEVK가 케이스톤의 LSEVP 지분을 현금으로 사고, LSEVK의 유상증자에 케이스톤이 참여하는 것이 더욱 간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CJ CGV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CJ가 보유한 CJ올리브네트웍스를 현물출자 방식으로 받으려고 했으나,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식 가치가 과대 평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불인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LSEVP 지분의 현물출자 방식도 법원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LS전선은 케이스톤이 보유한 LSEVP의 보통주 80만4000주의 현물출자 가액을 약 400억원으로 평가했다. 케이스톤이 LSEVP 지분을 300억원에 인수한 지 약 3년 만에 100억원 높은 가치를 매긴 것이다. LS전선과 케이스톤은 협의를 거쳐 오는 3월 중 납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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